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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3주 전까지 목발 짚고 다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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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타이거 우즈가 16일 US오픈 경기 도중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 뒤 왼쪽 무릎을 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부상 투혼 속에서 최근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안았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그 후유증으로 올 시즌 잔여 경기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우즈는 18일 자신의 웹사이트(www.tigerwoods.com)에 “지난 10개월 동안 무릎 인대가 찢어진 상태에서 경기했으며 US오픈 2주 전부터는 왼쪽 다리의 피로골절까지 겹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의사의 권유에 따라 재수술을 받고 무릎 재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스윙 동작이 다이나믹한 우즈는 지난 5년간 3차례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마지막 수술은 마스터스가 끝난 직후인 4월 15일이었는데 그는 2개월 만에 US오픈에 나왔다.

의료진을 포함한 우즈 캠프에서는 참가를 말렸다. 그러나 그는 의사에게 “반드시 US 오픈에 나가 우승해야겠다”고 말하고는 곧바로 신발을 신고 퍼팅 연습을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코치 행크 헤이니의 전언이다.

헤이니는 “매일 밤 우즈가 뛸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우즈는 불과 3주 전만 해도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면서 “식탁에서 냉장고로 가다가 30초간 쉬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말했다.

헤이니는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공 너댓개만 치고 쉬어야 했고, 하루 종일 풀 스윙 숫자가 35개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우즈와 연장전을 벌였던 로코 미디에이트도 “경기 중 골프에 대해 얘기했더니 (우즈가) 대답도 못하더라. 정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우즈는 남은 2개의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가 메이저 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프로 전향 이후 처음이다. 우즈는 또 미국과 유럽의 대륙대항전인 라이더컵에도 나갈 수 없을 전망이다.

우즈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중반 하차함에 따라 PGA투어 흥행도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됐다. TV중계 시청률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의 불참 소식에 플레이오프를 스폰서하는 미국 운송업체(FEDEX)의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PGA투어 커미셔너인 팀 핀쳄은 “(우즈의 불참으로) 남은 시즌은 매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타이거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길 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PGA투어 통산 65승과 500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켜 온 우즈는 짧지 않은 공백에도 투어 복귀 때까지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4승을 올려 다승 부문 타이틀을 딸 가능성도 충분하다. 헤이니는 “재활 이후 우즈가 더 강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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