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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신의 못생긴 여자는 없다] 지방 흡입도 ‘미니’가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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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단백질과 함께 3대 영양소인 지방이 요즘처럼 홀대받은 적이 있을까. 살집이 좀 있어 보이면 지방 튜브를 둘렀다느니, 고구마 팔뚝이니 비아냥대고, S라인 몸매를 만들라고 운동과 다이어트를 점잖게 권한다.

하지만 돌이켜보자. 지방층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가장 훌륭한 진화의 선택이지 않았는가. 춘궁기를 대비한 영양 창고이며, 혹한을 이겨내고, 외부 충격을 막아주는 ‘솜이불' 역할을 충실히 했던 것이다. 지방의 두께는 곧 풍요와 다산을 의미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 비만은 극도의 영양 결핍 상황까지 몰리지 않으면 꺼내 쓰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아이를 낳고 양육을 책임지도록 한 조물주의 배려였지만 지금에 와선 골칫덩어리로 변했다.

여성의 지방 축적은 남성과 확연히 다르다. 남성은 내장 사이에 지방을 저장하는 반면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피하지방이 발달한다. 그것도 볼품없게 배·팔뚝·엉덩이·허벅지 등 특정 부위에 유별나게 지방층이 두껍다. 이는 지방합성을 돕는 특정 효소가 이들 부위에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여성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셀룰라이트라는 지방세포 덩어리다. 지방이 섬유막과 뒤엉켜 질긴 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운동이나 식사요법은 물론 값비싼 살빼기 비방으로도 쉽게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지방흡입은 이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에겐 가장 좋은 대안이다. 비만 왕국인 미국에선 성형수술 항목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한다. 게다가 심부지방층엔 장기가 없으니 안전한 수술이라고 생각해 비전공 성형 의사들도 쉽게 시도한다. 요즘엔 대량 지방흡입술이 유행처럼 번져 심한 경우 맥주병 12병에 해당하는 6000㏄까지 뽑아낸다.

하지만 공격적인 수술에는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방덩어리가 자칫 혈관을 타고 들어가 주요 혈관을 막는다거나, 근막과 피부가 붙어 울퉁불퉁해지고, 남은 피부가 늘어져 흉하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보니 요즘엔 ‘미니 지방흡입술'이 조명을 받는다. 부위별로 조금씩 손바닥만큼만 지방을 빼내 체형을 균형있게 잡아주는 방식이다. 빼내는 지방도 많지 않아 부위별로 100~50㏄, 얼굴은 30~60㏄면 충분히 잠재된 곡선을 찾는다. 국소마취를 하고 가느다란 흡입관을 삽입하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남지 않고, 시술시간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주변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아 시술 직후 간단한 처치만 받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원래 지방흡입술은 국소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던 것이 대량 흡입술로 넘어갔다가 안전과 편리성, 미용 효과 때문에 다시 미니 지방흡입술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수신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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