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는맞수>송기윤.길용우-한치도 양보없는 '감초 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옛날 두 남자가 짝사랑했던 한 여인이 아이 둘을 남기고 죽었다.과연 이 애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그 여인을 목숨걸고 사랑했다면 그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데려다 잘 키워보자」하는 생각에 두 노총각은 두말없이 애들을 데려다 함께 산다.그러자 이제부터는 누가 더 좋은 아빠인지 경쟁이 붙는다.
MBC의 시트콤 『두 아빠』의 이야기 설정은 이렇게 엉뚱하다.결혼못한 노총각이지만 한꺼번에 두 아이의 아빠로 격상된 행운의 사나이는 송기윤(43)과 길용우(40).극중 두 아이인 누리와 병국이도 실명(實名)으로 『기윤아빠,용우아빠 』하며 따른다. 송기윤과 길용우.세살 터울의 이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은 연기자다.부담없는 얼굴과 텁텁한 외모,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받지는 않지만 없어선 안될 감초같은 연기자.그리고 다같이 코믹연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두 사람은 이미 시트콤 출연경험이 있다.우리나라 시트콤의 원조격인 SBS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에서 처남.매부지간으로 출연해 소박한 웃음을 선사했다. 깍듯이 『송 선배님』하며 말을 꺼내는 길용우는 『함께 출연한 작품은 많지 않지만 호흡이 아주 잘맞는 친구같다』며 송기윤을 추켜세운다.76년 MBC7기생으로 데뷔,길용우보다 오히려2기수 늦게 연기에 입문한 송기윤은 『진실된 연기자 ,선후배의모범이 되는 후배』라며 길용우에 대한 칭찬 역시 대단했다.
순간순간 재치있는 코미디로 극이 진행되는 시트콤은 출연자들의호흡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장르.연극처럼 관객을 앞에 놓고 촬영하기 때문에 찰나의 실수도 용납이 안된다.두 사람이 「찰떡궁합」으로 통하는 것은 임기응변이 능한 연기자란 방 증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코믹연기에 치중하는 편은 아닙니다.한 캐릭터만 고집하는 사람들과 달리 저희들은 역할속에서 인물을 창조하는 형이죠.』 차근차근 조리있게 『두 아빠』를 자랑하던 길용우는 『적응력이 뛰어난 연기자가 되고 싶고,되려고 노력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90년 늦게 결혼,1남1녀를 둔 송기윤은 충북대 임학과를 졸업했고 길용우는 서울예전 출신.열두살짜리 아들이 있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