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次수석합격에 만학도들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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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나이가 문제냐,내 뜻에 맞는 대학에 다니겠다.』 96학년도대입 특차전형에서는 명문대 재학중 전공을 바꾼 개성파와 뒤늦게새 진로를 찾은 만학도 등 이색 경력의 소유자가 각 대학의 수석을 잇따라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희대 전체수석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김재홍(金宰弘.27)씨.수능 182.5점으로 한의예과에 지원한 金씨는『의사가 돼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살겠다는생각에 2학기를 휴학한 뒤 사설 독서실에서 새벽 2시까지 공부해왔다』며 『물리학의 원리를 도입,한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경희대 한의예과에는 金씨 외에도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이진하(李珍河.30)씨,무기재료학과 출신의 김기준(金基俊.26)씨,계산통계학과 출 신의 권미화(權美和.30)씨와 과기대 경영과학과를 졸업한 나창혁(羅彰爀.24)씨 등 명문대 출신 10여명이 합격했다.한양대 전체수석은 이 대학 전자공학대학원을 졸업하고 LG그룹에 재직중 수능 167.9점을 얻어 의예과를 지원한 황병 현(黃秉炫.31)씨가 차지했다.6개월된 딸을 둔 黃씨는 『회사생활이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데다 보다전문적인 일을 하고싶어 지난3월 휴직계를 내고 시험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양대 인문계 수석인 김성휘(金聖輝.30)씨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작가지망생이었으나 『변호사가 되어 컴퓨터 통신망에 무료법률 상담게시판을 개설해 법률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 법학과에 지원했다.
수능 181.8점으로 포항공대 수석을 차지한 이재명(李載明.
24)군은 90년 용문고를 졸업하고 92년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해 2학년까지 다니다 의사가 적성에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전자전기공학과를 지원해 영광을 안았다.
서강대 전체수석인 이선복(李宣福.21)군은 연세대 물리학과 93학번으로 지난해 2학년1학기를 마친뒤 휴학계를 내고 이번 입시에 재도전했다.
인문계 수석인 김철호(金澈鎬.25)군은 89년 입학해 다니던홍익대 건축공학과를 그만두고 아버지(59)의 대를 이어 세무사가 되기 위해 경영학부에 지원했다.
전남 나주 동신대의 수석 합격자도 7세와 6세짜리 자매를 둔32세의 이재인(李載仁)씨.87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뒤 고시 준비와 개인사업을 해온 李씨는 한의예과에 도전해 거뜬히 합격했다.
김태진.최익제.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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