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남녀와 마약 조직원간의 추격전-신세대 액션물"런어웨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얼어붙은 신정연휴를 녹여줄 화끈한 액션영화 『런어웨이』(Runaway.「튀어」란 뜻)가 30일 서울시내 6개 극장(피카디리.경원.씨네월드.브로드웨이.시티.이화예술)과 지방에서 동시 개봉된다.
우연히 마약조직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죄로 도망다니는 두 남녀와 이들을 찾아 살해하려는 조직원간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그린 이 영화는 신세대적 감각과 액션의 생동감을 잘 살린 작품. 신세대들의 애정풍속도와 컴퓨터를 통한 범인 추적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동희(이병헌)와 프리랜서일러스트레이터 미란(김은정)은 일 때문에 처음 만나 바로 침실로 직행한다.
그러나 이들의 하룻밤은 격렬하고 공허하다.육체적인 흥분상태 속에서는 전부인 듯했다가 행위가 끝나자마자 마치 일을 처리했다는 듯이 냉랭하게 돌변한다.이들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있을 때 집밖에서는 마약조직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 현장을 목격한 뒤 이들이 운명공동체가 돼 쫓기는 과정이 영화의 축을 이룬다.
스토리 전개가 시종일관 도망다니는 내용이기 때문에 1시간40분 동안 박진감 있는 화면을 대할 수 있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 액션영화에 첫 출연하는 이병헌과 MBC 19기 탤런트 김은정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개성있는 조연 캐스팅이 액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경찰이면서 마약조직원인 형사 이경영은 평소의 선량한 소시민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권태를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을 찾는 「변태」로 변신한다.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에서 액션장면 한 컷으로 강렬한이미지를 심어주었던 장세진의 킬러 연기도 일품이다.
장세진은 여기에서 선글라스를 낀 무표정한 얼굴로 시종 공포분위기를 연출하며 제몫을 톡톡히 해낸다.시사회장에서 『주연보다 조직원의 스타일이 더 멋있다』는 말이 나온 영화.
박광수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한 김성수 감독의 데뷔작이다.
남재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