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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씨 단식 22일 째-친인척 수사 불똥 반발水位 높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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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단식 21일째인 23일에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음식섭취와 치료를 거부한 채 단식의 고삐를 늦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수사의 불똥이 친인척에까지 옮겨 붙는등 全씨에 대한검찰과 정치권의 압박수위가 높아질수록 全씨가 「단식으로 나타내는 반발」의 강도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립경찰병원측도 전날 오후2시부터 7층 소아과.산부인과 병동내 환자나 보호자들도 全씨 병실문앞 통로를 일절 이용할 수 없도록 막는등 全씨의 단식 장기화가 가져올 「긴급상황」에 대한 대비체제에 들어갔다.
병원 관계자는 『보리차만 마시고있는 全씨의 체중손실이 급속히진행되고 있으며 혈압도 떨어지는등 혈압불안정.어지럼증등의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全씨는 체력저하 현상이 현저히 나타나면서 전날에는 평소보다 1시간반 빠른 오후8시에 잠자리에 드는 등 취침시간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全씨가 아직까지 정신적 극한 상태에 도달해 있는 것 같지는 않다.이날 오전10시55분쯤부터 4분정도 全씨를 면회한둘째아들 재용(在庸)씨와 셋째아들 재만(宰滿)씨는 『아버지가 많이 수척해졌고 기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가족 들을 잘 보살피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로 미뤄 최소한 全씨의 단식이 23일째인 25일 성탄절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병원주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全씨가 83년 자신의 대통령 시절 가택연금중이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벌인 단식기록 23일보다는 「더버티겠다」며 은근히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과 정치권의 우려는 여기에 있다.全씨의 단식이 5.18및비자금등 수사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로 번질 경우 5공과 보수세력의 결집을 불러올 결정적인 구심점으로 작용할지 모른다고 판단■ 고 있다.
이와 관련,병원주변에서는 全씨에게 「강제급식」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떠돌고 있다.
서울대정치학과의 한 교수는 『83년 당시 YS의 단식 중단을종용했던 全씨가 YS정권하에서 단식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역설』이라고 말했다.
강홍준.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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