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훈 대표가 직접 이름 붙인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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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이 네티즌 토론의 장인 ‘아고라’를 개설한 것은 2004년 12월. 이전엔 자신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정도였지만 여기에 ‘추천’과 ‘반대’ 기능을 더한 방식이었다. 어떤 의견이 얼마나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지, 반대 의견이 얼마나 되는지 한눈에 알도록 한 것이다.

‘아고라’라는 이름을 붙인 이는 석종훈 다음 대표다. 당시 미디어본부장이었던 석 대표는 그리스어로 ‘광장’이란 뜻을 갖고 있는 아고라를 새로 만드는 토론 광장의 이름으로 선택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고라는 시민들이 정치 및 사회 문제 등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유 공간이었다. 석 대표는 “광장이 제대로 역할 하려면 내 의견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고, 남의 의견을 한눈에 파악하는 가운데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취지로 아고라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촛불 집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아고라는 오프라인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마다 ‘아고라’ 깃발을 든 시위대가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KBS 특별 감사 반대 운동에까지 ‘아고라 당원’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쇠고기 문제뿐만 아니라 아고라를 통해 생성된 이슈는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고라에 올라온 의견은 삽시간에 복제되면서 온라인 세상을 뒤덮곤 한다.

특히 아고라의 ‘청원’ 코너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창구다. 지인에게 속아 코카인이 든 가방을 운반하다가 붙잡혀 프랑스 교도소에 수감됐던 주부 장미정씨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마약 누명 주부 장미정씨를 도와주세요’라는 아고라 네티즌의 청원과 8973명의 서명이 일조했다는 후문이다. 또 서울 인사동 쌈지길을 유료화하려던 천호균 쌈지 대표는 아고라 네티즌 2700명의 서명 공세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아고라에선 모금 운동도 활발하다.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봅슬레이 대회’에서 빌린 장비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열악한 훈련 환경이 알려지자 1500여 명의 네티즌이 140만원을 모금해 전달했다. 요즘은 결혼 사기를 당한 동남아 여성 2명을 고향으로 돌려보내자는 ‘희망 모금’이 진행 중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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