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는 이상득 “나를 조사해 봐라 인사 개입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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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칩거에 들어간다. 당내 소장파의 ‘2선 퇴진론’ 소나기를 피해서다.

한 측근은 13일 “이 의원이 한·일 부품산업 교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초께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라며 “4~5일간 일본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부품산업 교류는 이 의원이 올해 초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일했을 때 논의된 사안이다. 그래서 이 의원 측은 “이번 방일이 지난번 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출국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한나라당 안팎에는 “이 의원이 이르면 다음주 중후반께 있을 인적쇄신안 발표 때 국내에 있을 경우 ‘또 인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뒷말이 나올까 봐 자리를 피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 의원은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소장파의 2선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13일 이후 모든 면담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2~3일간 서울 성북동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밖에 머물며 외부와의 연락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측근은 “비가 한창 쏟아질 때는 피해 있는 게 상책”이라며 “일부 소장파의 공격이 쏟아지는 동안은 잠시 해외에 머무는 것이 좋다는 게 이 의원과 측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의원의 일본 체류 기간은 예정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이런 태도가 2선 퇴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의원은 이날 방송인터뷰에서 “나는 인사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 조사를 해보라”며 인사 개입설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또 “국민에게 보답하는 일을 해야지 이런 일이 당내 문제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최근 소장파가 자신의 2선 퇴진을 요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도 “나를 뽑아준 포항시민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나는 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며 소장파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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