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탄생 250돌기념 특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훈장 앞에 돌아앉아 눈물을 훌쩍이는 학동,그를 에워싸듯 빙 둘러앉아 키득거리는 서당아이들.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무렵)하면 떠오르는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단원은 조선시대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전통회화의 전(全)장르,예컨대 산수화,신선그림,새와 동물그림,사군자,불화,심지어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같은 책의 삽화에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천재적 기량을 발휘한 조선시대의 위대한 화가였다.
올해는 바로 단원이 탄생한지 250년이 되는 해.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체육부가 제정한 미술의 해를 보내면서 단원의 그림세계 전체를 재구성한 특별전을 개최했다.
18일 개막된 「탄신 250주년기념 단원 김홍도특별전」에는 단원작품 90건 284점이 한꺼번에 소개되고 있다.
2년여를 준비한만큼 단원의 명품.걸작이 한자리에 모이며 미공개작 12점도 아울러 선보였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호암미술관.간송미술관등 이른바 국내에서 단원 그림에 관한한 3대 소장처로 불리는 곳의 명품들이 모처럼한데 모여 고미술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7세때부터 그림을 그린 단원은 도화서의 화원으로서 천재적 기량을 발휘하며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았다.또 그림솜씨로 인해 지방의 찰방(察訪:지금의 역장에 해당)벼슬까지 지냈다.
단원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의 영향이 짙었던 전통회화 속에 한국적 멋과 분위기를 담아낸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여백을 돋보이게 한 탁월한 공간구성,그리고 담채의 맑고 투명한 화면효과가 그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이른바 나무나 바위를 그리는 수지법(樹枝法)과준법(준法)도 중국식의 허세나 과장 없이 자연스럽고 독창적이다. 단원법이라고도 불리는 이같은 기법들은 그의 후배 화원들에게큰 영향을 끼치며 전해져 한국 전통 그림의 한가지 분명한 전형으로 자리잡아왔다.
이 전시는 철거이전이 예정된 국립중앙박물관이 현재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개최하는 특별전으로 내년 2월25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