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롱의 마담은 온종일 따분하다.1주일째 파리만 날리는 술집에서 『외롭다』를 연신 외치는 그녀는 그러나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귀여운 여자다.
지난 1일 서울 마로니에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굿모닝 배뱅이』는 바로 이 「미스 하루」 마담이 따분한 일상을 걷어올리고한바탕 벌이는 놀이마당이다.
연극계의 떠오르는 별 최윤주(25)는 마담에서 배뱅이로,다시배뱅이 엄마로 변신,1인 3역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낸다.
하루살롱을 찾은 이는 마담의 희망과 무관하게도 한 푼없는 건달.그러나 마담은 이 건달과 넉살좋은 입심으로 음담패설을 주고받을 만큼 당돌하고 넉넉하다.
『연기는 나의 내면과 역할과의 치열한 싸움인 것 같다』며 첫주연 무대의 소감을 밝히는 그녀는 『마담역할이 본래 차분하고 내성적인 내 성격을 뒤집어 놓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까포』에 출연했으나 『다까포』가 대사없는 실험극인덕분에 『굿모닝…』이 실제 주연 데뷔무대인 셈.지난해 김민희씨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공연할 때 김씨의 옷을 챙겨주었던 그녀가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선 것은 재미있는 우 연이다.
『지난해 공연때 틈틈이 무대를 지켜봐온 게 도움이 됐다』는 그녀는 『김씨가 농염한 마담에 가까웠다면 나는 낙천적이면서도 푼수끼가 있다』고 자신의 역을 소개한다.
서도 소리를 일품으로 뽑는 최씨는 가냘픈 몸을 다시 쳐다보게될 정도로 맑고 우렁찬(?) 목소리를 지닌 게 특징.대학(수원대 불문과)재학때인 91년부터 이 작품의 연출자인 최강지씨로부터 연기수업을 받으며 발성을 다져왔다.꾸준한 노 력 끝에 가슴설레는 첫무대를 경험한 그녀가 앞으로 무대를 어떻게 채워나갈지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글=이은주.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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