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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굿모닝 배뱅이"1인3역 최윤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하루살롱의 마담은 온종일 따분하다.1주일째 파리만 날리는 술집에서 『외롭다』를 연신 외치는 그녀는 그러나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귀여운 여자다.
지난 1일 서울 마로니에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굿모닝 배뱅이』는 바로 이 「미스 하루」 마담이 따분한 일상을 걷어올리고한바탕 벌이는 놀이마당이다.
연극계의 떠오르는 별 최윤주(25)는 마담에서 배뱅이로,다시배뱅이 엄마로 변신,1인 3역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낸다.
하루살롱을 찾은 이는 마담의 희망과 무관하게도 한 푼없는 건달.그러나 마담은 이 건달과 넉살좋은 입심으로 음담패설을 주고받을 만큼 당돌하고 넉넉하다.
『연기는 나의 내면과 역할과의 치열한 싸움인 것 같다』며 첫주연 무대의 소감을 밝히는 그녀는 『마담역할이 본래 차분하고 내성적인 내 성격을 뒤집어 놓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까포』에 출연했으나 『다까포』가 대사없는 실험극인덕분에 『굿모닝…』이 실제 주연 데뷔무대인 셈.지난해 김민희씨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공연할 때 김씨의 옷을 챙겨주었던 그녀가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선 것은 재미있는 우 연이다.
『지난해 공연때 틈틈이 무대를 지켜봐온 게 도움이 됐다』는 그녀는 『김씨가 농염한 마담에 가까웠다면 나는 낙천적이면서도 푼수끼가 있다』고 자신의 역을 소개한다.
서도 소리를 일품으로 뽑는 최씨는 가냘픈 몸을 다시 쳐다보게될 정도로 맑고 우렁찬(?) 목소리를 지닌 게 특징.대학(수원대 불문과)재학때인 91년부터 이 작품의 연출자인 최강지씨로부터 연기수업을 받으며 발성을 다져왔다.꾸준한 노 력 끝에 가슴설레는 첫무대를 경험한 그녀가 앞으로 무대를 어떻게 채워나갈지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글=이은주.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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