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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전 박주영 골 5억원 + 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향해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의 전면에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자존심만큼이나 중요한 ‘돈’이 걸려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3차예선 원정 2연전을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 더 큰 열매를 얻기 위한 투자다.

◇원정비용만 5억원=수억~수십억원의 거액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는 ‘명예’직이다. 대표팀 소집 기간 중 받는 일당은 6만원. 인건비만 보면 ‘푼돈’이지만 그 외의 경비는 만만치 않다. 축구협회는 선수들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과 최고급 호텔을 제공한다. 이번 원정 2연전을 위해 요르단 암만까지 날아가는 비용만 5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숙식비와 터키 전지훈련 비용 1억5000만원을 합치면 2억원이다. 축구협회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귀국할 때 3억원을 들여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10여 일간 두 경기를 치르기 위해 들어가는 돈이 5억원이다.

◇본선에만 오른다면=축구협회 스폰서 업체 중 항공사가 있지만 대표팀은 굳이 이 항공사를 고집하지 않는다. 일정을 맞추기 힘든 데다 이동 거리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숙소도 홈 팀이 제공하지만 한국은 제 돈을 들여서라도 더 좋은 호텔을 찾는다. 과잉 투자처럼 보이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회수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본선에 오르면 일단 50억원(2006년 독일 월드컵 기준)의 참가비를 받는다. 성적에 따라 배당금도 늘어난다. 그보다 더 큰 건 대표팀 인지도 상승에 따른 마케팅 수익이다. 축구협회는 스폰서 협찬금 등으로 매년 200억원을 벌어들인다.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로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만의 하나 남아공행이 좌절될 경우 이 모든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한국은 7일 요르단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로 최종예선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 골에 5억원이 들어도 아깝지 은 이유다.

이스탄불=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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