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위천면의 요수정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덕유산의 맑은 물이 흐르는 원학계곡의 집터만큼 너른 너럭바위를 주춧돌 삼아 지은 정자는 정면 3간, 측면 2간짜리 누각입니다. 마루 가운데 판자로 한 간의 온돌방을 냈습니다. 벼슬길을 마다하고 초야에 묻혀 학문을 닦은 요수 신권(1501~1573)이 지은 정자입니다. 정자 앞을 흐르는 위천에 암구대라는 거대한 거북바위가 있습니다. 암구대에는 요수정과 암구대의 정취를 읊은 시와 이름들이 빼곡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요수정에서 내려다보는 암구대도 일품이지만 암구대에서 바라보는 요수정과 바위, 노송의 어울림은 보는 이의 넋을 잠시 빼앗아갑니다. 이곳 모두를 수승대라고 부르며 거창 최고의 명승지로 손꼽습니다. 암구대 뒤에는 신권이 제자를 가르치던 곳에 세운 구연서원이 있어 답사의 볼거리를 더해 줍니다.
김영택 한국펜화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