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검찰발표후 재계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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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단 안도」 「아쉬움과 불안감은 여전」 「다소 형평성을 잃은 처사」.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과 관련된 기업인에 대한 검찰의사법처리 내용을 놓고 재계가 보인 다소 엇갈린 반응이다.
관련기업마다 반응이 약간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단 안도감을보이면서 「정도(正道)경영」을 가속화한다는 쪽으로 답하고 있다.주가지수가 12포인트 반등하는데서 보듯 재계는 일단 비자금파문이 일단락됐다고 보는 분위기.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 총회장을 빼고는 관련기업 총수들을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비자금파문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마련됐다는 생각들이다.
…대우그룹은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일단 구속을 모면했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金회장은 이미 처리내용을 짐작하고 있었는듯 다시 이번주말 폴란드로 날아가 그곳에서 벌이고 있는 자동차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
…동아그룹 최원석(崔元碩)회장은 구속처리라는 예상이 많았으나이번에 불구속으로 사법처리수위가 낮아지자 검찰의 발표직후 그룹기획조정실을 축소하는등 계열사를 사장중심의 자율경영체제로 개편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정리.
…삼성그룹은 의외의 결과라며 당혹해하는 모습.재계에서는 삼성이 어떤 대가나 특혜조건으로 돈을 준 것이 아닌데도 한국기업을대표하는 상징성이 감안돼 불구속기소 명단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분석. …현대.LG.선경등 일단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들은 『한시름 놓았다』(현대),『홀가분하다』(쌍용)고 안도하면서도 『향후 수사진행에 따라 처리한다고 해 떨떠름하다』는 식으로불안감도 보였다.한보만큼은 『왜 우리만 혼자 구속된 것이냐』면서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
…전경련.경총등 경제단체들은 검찰이 기업인에 대해 경제현실과장래를 생각해 관용적인 처리를 내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
…국세청.은감원등 검찰 수사의「설거지」역할을 해야 할 기관들은 이날 검찰 발표 내용을 보고 설거지 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
황재성(黃再性) 국세청 조사국장은 『검찰 수사가 완전히 끝난것이 아니므로 아직 국세청이 움직일 단계가 아니다』며 『盧씨 자금 부동산 유입에 대한 세무조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김용진(金容鎭)은감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은행 특별검사는 없다』고 말했다.
민국홍.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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