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국-연희동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연희2동자택은 최근 「법과 정의」라는 이름의 선전포고를 당한 야전사령관 지휘부의 분위기를 방불케한다.5.18특별법 제정이라는 선공(先攻)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연희동에는 全씨의 심복과 5공 신군부 정치 군인 출신들이모여들어 대응전략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휴일인 26일에는 김진영(金振永)전육참총장,최세창(崔世昌)전국방장관,최웅(崔雄)전폴란드대사,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안현태(安賢泰)전경호실장등 군출신과 이원홍(李元洪)전문공부장관등이全씨를 찾았다.
27일에도 정관용(鄭寬溶)전내무,김주호(金周浩)전농림수산장관,박영수(朴英秀)전비서실장.이진우(李珍雨)전정무수석.김병훈(金炳薰)전의전수석.이용택(李龍澤)전의원등이 찾아 全씨의 기세를 살려주고 있다.
매일 연희동을 찾는 5.18 실무변호사 이양우(李亮雨)전사정수석은 물론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민정기(閔正基)비서관등도 26일 全씨집에 들러 찾는이 없던 길건너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측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全씨는 이 와중에도 아침마다 실내운동을 거르지 않고 찾아온 손님을 맞는등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이지만 손님맞이 외에는 안방에서 나오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집밖을 나설 때면 보도진에 손까지 들어가며(張세동씨) 겉으로는 기세등등한 게 全씨측.
그러나 27일 헌재(憲裁)의 「5.18 불기소 취소」결정방침이 전해지자 점점 옥죄어오는 全씨의 사법처리가능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격앙된 감정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 측근은 『헌재의 결정은 바로 검찰의 재수사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양우변호사를 중심으로 지난7월 검찰조사의 사실적 부분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全씨측은 특히 『주모자만 처벌한다』는 현 정권의 발표에 결속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李변호사가 당측에 있는 5공인사와 긴밀히 연락,「공동대응」을 모색키로 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5,6공 연합전선」에 대해 全씨측은 『盧씨가 구속된 상황이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5.18변호의 실무자로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끌어냈던 盧씨측의 한영석(韓永錫)전민정수석에게 법률적으로 자문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