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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124) 인천 서·강화을 열린우리당 신동근 후보

중앙일보

입력

현직 치과의사가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인천광역시 서·강화을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신동근(43) 후보가 바로 그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회장과 보건의료대표자회의 의장을 역임했다는 그의 이력을 보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치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 등과 더불어 진보적인 보건의료인들의 사회참여단체로 알려져 있다.

신 후보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가 왜 현실정치에 뛰어들려고 하는지가 확연해진다. 그의 홍보물엔 ‘민주화 관련 유공자 선정’이라고 적혀 있다. 경남 하동이 고향인 그는 전북 익산의 전북기계공고를 나와 경희대 치과대에 진학했다. 당시는 5공 시절이었다. 그는 경희대 삼민투 위원장을 맡아 전두환 정권에 맞섰다. 본과 3학년 때인 85년엔 집시법 위반 등으로 구속돼 1년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출소 후 그는 노동운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온수공단에 ‘위장취업’해 특수 용접공으로 일했다. 88년 학교로 돌아간 그는 졸업 후 선배가 운영하는 병원을 거쳐 90년 인천 서구 검단 사거리에 치과(e 좋은 치과의원) 문을 열었다.

신 후보는 2002년 8·8 재보선 때 전대협 의장 출신인 이인영·허인회씨 등의 추천을 받아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민주화투쟁에 이어 시민사회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지도가 낮아 어려운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돕자는 동지들의 설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당시 경쟁 상대는 한나라당 이경재 후보. 이 첫 대결에서 그는 7 대 3 으로 ‘완패’했다. 이경재 의원과는 이번에 두 번째로 자웅을 겨룬다. 그는 지난 3월 13일 국민경선도 거쳤다.

신 후보는 재보선 패배 후 꾸준히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한 결과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신뢰도 쌓였다. 그는 “한 번도 원칙과 정도를 벗어난 적이 없는 깨끗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시대의 흐름이 된 새 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로 자처했다. 그는 책임의식과 끈기가 장점이지만 도덕성·전문성·참신성 면에서도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치를 바꾸려면 3가지가 바뀌어야 합니다. 첫째, 법·제도와 시스템입니다. 둘째, 낡고 부패한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바뀌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가 바뀌어야 돼요. 이번 선거 땐 선거법이 까다로워져 돈 안 쓰는 선거가 상당히 정착될 것 같습니다. 정당 조직 실무자들의 의식도 바뀌고 있어요. 말하자면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신동근 후보(서 있는 사람)는 이번에 등원하면 노인 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선 노인들의 틀니를 반드시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현직 치과의사로서 의료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처방전이다.

그는 “참여정부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일관된 국정철학으로 결국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했다. 일부에서 노 대통령에 대해 국정운영이 미숙하고 정치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노 정부 출범 후 거대 야당들이 대통령 흔들기와 국정 발목 잡기에 여념이 없었고 결국 탄핵소추로 몰아가지 않았느냐는 것. 노 정부로서는 일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임기가 끝나가는 국회의원들이 국민 의사와 무관하게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탄핵한 게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이냐”고 열을 올렸다.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되면 아마 노 대통령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정부에 대한 평가는 17대 국회가 개원하고 나서 1년쯤 있다 해도 늦지 않아요.”

그는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면 노인 복지를 위해 노인들의 틀니를 반드시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직 치과의사로서 의료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 처방전인 셈이다.

“탄핵정국 이후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습니다. 그렇다고 결코 자만하지 않을 겁니다. 신의를 지켜 가면서 튼튼한 발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지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는 게 소망이예요.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요?”

인천=선경식 월간중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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