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어떻게 운영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새롭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학생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수준별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과정 개선은 교육개혁의 핵심중 하나다.교육부.교개위 교육과정 특별위원회 전문가들이 돌아보고 온 미국.
영국.프랑스등 교육 선진국의 교육과정 운용 실태는 이같은 과제해결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미국 뉴욕시 퀸스지역의 주택가에 자리잡은 공립고교인 베이사이드 하이스쿨.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책과 가방을 든 학생들이 복도로 쏟아져 나와 다른 교실로 이동한다.교과목에 따라 교실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같은 과목이라도 학 생 수준에 따라 교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리스 서니 교장은 『2년전 능력별 수업을 도입해야 한다는 뉴욕시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수학.영어.과학과목에서 우수 학생을위한 특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학의 경우 1학년때는 부진학생을 위한 기초수학과목을,2.3학년때에는 우 수학생을 위한고급수학과목을 별도로 마련하는등 2~3단계의 수준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시 제11공립국교도 방법은 다소 다르지만 학생 능력을 감안한 교육이 실시된다.우선 학교 구석구석에 4~5평 남짓의 「꼬마교실」이 많은 게 인상적이다.이 교실에서는 영어.수학과목 부진 학생 4~5명씩 해당 수업시간에 별도로 모여 특별교사의 지도를 받는 소그룹별 학습이 진행된다.이와함께 우수 학생들을 위해 학년별로 1개 학급씩 우수반이 운영된다.이같은 교육과정 운영 방법은 학교별로 매우 다양하다.교육당국에서는 방향만 제시할 뿐 구체적 교육과정은 교장.교사. 학부모 등 일선 학교에서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다.
1988년부터 국가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학생들의 능력을 고려한 수준별 교육과정이 보다 체계적이다.
런던 교외에 자리잡은 학생수 350명 규모의 킹스톤국교.학년당 2개 학급을 운영하지만 수학수업때 만큼은 학생수준별로 3개학급으로 나뉜다.영어과목은 능력별 분반 수업까지는 아니지만 부진아들을 위한 특별반이 운영되고 있다.국교에서의 수준별 교육은권고사항이어서 자율 운영되지만 중등교육으로 가면 사정은 다르다.국립교육평가원(SCAA)의 슬로터 연구관은 『공립학교의 경우모든 학생들은 매 학년말 교과목별 평가를 받아 그 성취수준에 따라 3~4단계의 수준별 학급( 스트리밍)으로 분반돼 능력에 맞는 학습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국교 2학년 때부터 외국어 교육을 다양하게 실시한다.『처음에는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 등 4개 언어 교육을 하지만 4~5학년에 들어가면 러시아어.아랍어도 배우게 된다.』 교육부 초등교육국 베나드장학관의 설명이다.
교육부가 정한 교육과정과 수업시수가 엄수돼야 하지만 교수방법에 대해서는 일선학교의 전적인 자율에 맡겨지는게 프랑스 교육의또 다른 특징.파리시내 한 국교의 교장인 타이옹은 『예를 들어교육부에서 정한 세계발견과목의 수업시수(주당 4시간)를 지키기만 한다면 그 하부과목(역사.지리.과학.기술)의 수업시간 할당은 학교운영위의 승인을 얻어 학교 마음대로 정해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런던.파리=김남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