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 반대한 오바마 WSJ “비싼 대가 치를 것”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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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믿는 ‘변화(change)’ 중 하나는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 입장을 밝힌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바마의 우려와 달리 미국의 평범한 소비자에게는 한·미 FTA가 ‘너무 좋은 협상’이라고 WSJ는 주장했다. 얼마나 좋은지는 오바마가 ‘특별히’ 우려하는 자동차 분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에 따르면 미국은 대부분의 한국산 수입차에 대해 2.5%를 물리는 관세를 폐지하고, 픽업과 소형 트럭에 대한 25%의 관세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선 품질 좋은 한국 제품을 좀 더 값싸게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미 FTA는 미국 경제에 100조~120조원의 부양효과를 가져온다고 WSJ는 설명했다. 또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부과하는 8%의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없애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지 모른다고 우려하지만, 이는 협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강제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그동안 오바마가 자유무역에 반대해 온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대선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가장 보호주의적 색채가 짙다고 꼬집었다. 오바마는 콜롬비아와의 FTA에도 반대했으며,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하라고 요청했다. 오바마의 경제 보좌관은 이 모든 게 ‘경선용 쇼’라고 언급했지만 후보자 때 밝힌 입장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궁지에 몰릴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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