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Earth Save Us] 조명·환기 바꿔 2년 새 95억 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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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서울 잠실점 식품코너의 모습.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의 내용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대형 스티커가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 제공]

자고 나면 오르는 게 기름 값이다. 원자재 값도 심상찮다. 국민과 기업, 공공기관 누구 할 것 없이 고통스럽다. 지혜롭게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 경제적 부담도 덜고 더워지는 지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 1월부터 환경캠페인 ‘Save Earth, Save Us(지구를 구하고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를 펼치고 있는 중앙일보는 에너지 절약에 솔선하며 온실가스를 줄이고 있는 기업·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개인을 소개한다.

대형 할인점인 ‘홈플러스’의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점. 지하 1, 2층 매장의 면적만 2만㎡가 넘고 하루 16시간씩 불을 밝히고 영업한다. 지난해까지 한 달에 조명에만 11만5200㎾h의 전기를 사용했다. 380가구(가구당 월 300㎾h 기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매장의 전력 소비량은 올 1월부터 확 줄었다. 한 달 평균 사용량이 8만1962㎾h로 지난해보다 29%나 줄어든 것이다. 올 초 매장의 32W짜리 형광등을 모두 전기는 덜 먹고 밝기는 비슷한 28W짜리 고효율 제품으로 바꾼 게 그 비결이다.

서울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의 채소·과일·식품코너에서는 냉장·냉동식품 판매대에 냉기 손실 방지용 유리문도 설치했다. 고객이 문을 열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고객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해를 구했다. 홈플러스 정선희 과장은 “처음엔 고객들이 불편해했지만 익숙해지자 ‘친환경’ 매장이라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국 67개 지역에 대형 점포를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 줄이기에 나섰다. 2006년 한 해 전체 점포에서 배출한 CO2는 27만9000t이다. 경기도 과천시(인구 6만2000여 명)에서 배출되는 CO2 양의 77%나 된다. 홈플러스 이승한 사장은 “앞으로 환경에 무관심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CO2를 줄여 나가는 ‘환경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CO2 절반으로=홈플러스는 2006년부터 조명기기와 환기장치를 바꾸는 데 92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2006~2007년 95억원의 전기·연료비를 절약했다. CO2 배출량도 4.6% 줄어들었다.

특히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길이 19m짜리 대형 트럭을 도입했다. 작은 차로 여러 번 실어 나르는 것보다 큰 차로 한번에 실어 나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트럭 5만 대가 배출하는 분량의 CO2를 줄였다.

◇‘그린 스토어’로 이미지 높인다=홈플러스 측은 “10월에는 국내 첫 ‘그린 스토어(Green Store)’인 경기도 부천시 여월점이 문을 연다”고 밝혔다. 옥상에는 잔디정원과 태양광시설을 설치하고, 건물 냉방은 심야전기로 얼린 얼음으로 가동하는 방식이다. 그린 스토어는 기존 점포보다 CO2 배출량이 30%나 적다.

새 점포의 특징은 채소·과일·식품코너의 냉장고 냉매로 CO2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사용 중인 기존 냉매 1㎏은 CO2 3260㎏과 맞먹는 온실효과를 갖고 있다. 냉매가 조금만 새어 나가면 CO2를 대량 배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홈플러스 친환경시설서비스팀 이용재 과장은 “CO2 냉매 기술은 국내 할인점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것”이라며 “다른 매장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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