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은행에 저축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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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세포조직 은행이 다양화하고 있다. 탯줄혈액을 보관하는 제대혈은행이 성황 중인 가운데 면역세포인 T림프구를 보관하는 '라이프셀뱅크'가 개설됐고, 최근 자신에 맞는 줄기세포를 찾아 보관해주는 은행도 등장했다.

바이오벤처인 이노셀이 설립한 라이프셀뱅크(www.lifecellbank.com)는 일종의 면역세포은행이다. 미래 세포면역치료에 활용할 T림프구를 건강할 때 뽑아 얼려 보존하는 사업. 림프구는 인체를 공격하는 바이러스나 암세포와 같이 변형된 세포와 싸우는 일종의 전투병. 이를 혈액에서 뽑아내 외부에서 배양한 뒤 인체에 집어넣어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이는 세포면역요법에 활용한다. (본지 2003년 11월 25일 S8면)

문제는 나이가 들거나 이미 암이 진행된 뒤에는 이 T림프구의 숫자가 줄어들거나 기능이 약화한다는 것. 따라서 건강한 젊은 나이 때 면역세포를 보관하자는 것이 이 은행의 개설 목적이다.

보관과정은 간단하다.60㎖의 혈액을 채취해 향후 필요할 때 배양이 잘 되도록 기술적으로 처리한 뒤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탱크에 보관한다.

이노셀 정현진 대표이사는 "일본의 (주)림포텍과 공동으로 T림프구를 채취.동결 보존.해동.체외 증폭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며 "암.만성 간염.면역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등 고위험군에 노출된 사람들, 암초기 환자들이 알맞은 대상자"라고 밝혔다. 보관기간은 20년이며,이후에는 계약을 갱신한다.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등장한 것이 바이오벤처 히스토스템이 개발한 '서울 줄기세포은행(stemcell.seoulcord.co.kr)'이다. 건강할 때 자신의 HLA유전자 타입이 맞는 줄기세포를 탯줄혈액에서 뽑아 보관했다가 고객이 질병에 걸렸을 때 제공한다.

HLA유전자란 외부 물질이 인체에 들어올 경우 거부반응을 보이는 면역반응 유전자. 인체에는 HLA유전자가 6개 있는데 이중 5개 맞는 것을 찾아 보관한다는 것이다.

히스토스템 관계자는 "질병을 치료해야할 결정적 시점에서 자신의 유전자 타입에 맞는 줄기세포를 구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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