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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식량난>이민복씨 증언 下.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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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에 제공된 쌀의 투명성을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무의미하다.투명성을 확보하려면 남한쌀이 실제로 주민들에게 배급되는가를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제공된 쌀만큼 식량 총배급량이 늘었는지도 확인돼야 한다.북한땅으로 들어간 쌀은 일단 국가식량창고에 보관된다.여기서 남한쌀을 군량미로 돌리거나 몇년정도 보관한 뒤에 외국의 옥수수와 교환한다 해도 통제할 방법이 없다.
북한이 연간 200만의 알곡이 부족하다고 발표한 것은 군량미를 먼저 확보하고 나서 고기와 계란을 먹는 남한수준의 식생활을유지할 경우 부족하다는 것이지 밥만 먹는 북한 수준에서 볼 때는 잘못된 계산이라고 본다.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북한이 이미 확보한 총 30만t의 쌀은 북한의 벼 약 43만으로 환산되며 강냉이로는 60만을 지원한 셈이 된다.이는 양강도와 자강도에서 1년간 생산한 수량과 맞먹는 것이다.북한인구가 하루에 소비하는 식량이 약 1만이므로 북한 전체 인구가 두달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을 확보한 셈이 된다.200만의 쌀을 지원할 경우 북한의 벼생산량으로 환산하면 280만 이상과 같으며 강냉이로 환산할 경우엔 4백만이 된다.이것은 북한의 1년 소비량을 넘는 수량 이다.북한에서는 쌀이 좀있으면 될수록 중국이나 러시아에 주고 강냉이나 맥류로 바꿔 오고 있다.심지어 외국에서 원유를 받아 올 때도 입쌀은 필요하다. 북한의 식량 총생산량은 특급비밀로 분류돼 있으나 쉽게 판단해 낼 수 있는 공개된 비밀일 뿐이다.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알곡총면적에 단위당 산출량을 곱하면 거의 정확한 수량을 알 수 있다. 논의 면적은 약 60만정보이며 1정보당 평균 산출량이 4~5,따라서 벼의 총생산량은 200만에서 300만 정도이며 주곡인 강냉이의 경우 파종면적 약 80만정보에 1정보당 평균 산출량이 3~4,따라서 강냉이 총생산량도 역시 200만 에서 300만 정도라고 볼 수 있다.강냉이와 벼의 총생산량을 합치면 북한은 최소한 연간 400만 이상의 알곡을 생산하는 셈이다.
알곡을 측정할 때 강냉이는 그대로 재는 것이 아니라 탈곡하여알만 수량으로 삼는다.벼는 벼알껍질째 측정한다.정미소에서 벼를찧어 입쌀로 만들면 25~30% 가량 감소된다.
실제로 벼 10㎏을 입쌀로 만들면 약 7~7.5㎏으로 줄어든다.감자 4㎏은 강냉이 1㎏으로 집계된다.하지만 콩류는 귀하기때문에 1㎏당 입쌀 1㎏과 맞먹으며 입쌀 1㎏은 강냉이 2㎏과동일시된다.
북한이 쌀지원을 요청한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100만이나,그것도 외국에서 사서까지 쌀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은결과적으로 북한의 전략에 협조하는 격이 되고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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