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대표적 영화감독 앙겔로풀로스 작품 국내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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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그리스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60)의 작품이국내에 본격 소개된다.
앙겔로풀로스는 독재와 저항으로 이어지는 그리스 현대사의 아픈현실을 서정적인 영상에 담은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거장.하지만 국내에서는 소수 영화매니아들 사이에서 감상되고 이야기되어 왔을 뿐 극장에서 작품이 개봉된 적은 없다. 그러나 88년도 작품인 『안개 속의 풍경』(Landscape in The Mist)과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유리시즈의 시선』(Ulysses' Gaze)이 오는 12월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어서 그의 작품세계가 대중적 으로 소개된다.그에 대한 관심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확산됐다.
앙겔로풀로스는 그리스의 어두운 현실을 역사적 사건보다는 개인들의 절망적 상황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안개 속의 풍경』(사진)에서는 상상속의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어린 남매의 고달픈 여행을 통해,『유리시즈의 시선』(사진)은 그리 스의 전설적인 형제영화감독의 첫필름을 찾아나서는 영화제작자 A의 여정을 통해 그리스의 삭막한 현실을 우회적으로 그려낸다.『안개 속의 풍경』은 그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과 최우수감독상을 받았으며 89년 유럽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 작으로 선정됐다.앙겔로풀로스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프랑스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공부를 했으며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다 70년 『재구성』으로 감독데뷔했다.그리스 현대사를 그린 3부작 『1936년의 나날들』『유랑극단』『사냥꾼들』과 『 알렉산더대왕』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서정적인 영상에 역사의식을 자연스레 녹여내 새로운 영상미학을 창조했다는 평을 듣는 그의 작품들은 전개가 느리고 난해한점이 없지 않아 대중적인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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