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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박주영 “내가 원 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22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반가움은 잠시고, 경쟁은 지금부터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32·부산 아이파크)과 ‘천재 골잡이’ 박주영(23·FC 서울)이 축구 국가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예선(요르단전)에 대비해 이들은 28일 소집훈련에 나선다.

두 선수가 노리는 자리는 최전방 원 스트라이커. 감독의 선호도와 전술에 따라 주인이 계속 바뀌어 온 포지션이다. 2006년 8월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 이후 둘은 대표팀과 인연이 멀어졌고 허 감독이 부임하기까지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다시 만난 안정환과 박주영은 원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안정환은 올 시즌 친정팀 부산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K-리그 12경기에서 3골,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약한 팀 전력 속에서 고군분투한 결실이다. 허 감독은 안정환이 출전한 매 경기에 코치를 보낸 터라 숫자 너머에 있는 안정환의 실력을 확인했다. 현재 안정환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운동량도 늘고 적극성도 보완됐다.

박주영의 부활은 좀 더 빨랐다. 허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대표팀에 재승선, 꾸준히 테스트를 받아왔다. 포지션도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중앙 공격수다. 박주영은 이전 감독들 밑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대표팀 합류를 앞둔 25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감각적인 힐 패스로 이청용의 골을 만들어냈고, 벼락 슈팅의 위력도 되살아났다. 하지만 마냥 서로를 의식할 수만은 없다. 무섭게 성장하는 신예 조동건(22·성남)이 공격진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공간을 활용할 줄 안다는 점에서 안정환·박주영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감독의 요구에 부응하고 후배의 도전을 넘어설 수 있는 한 명만이 웃을 수 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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