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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SBS"코리아게이트".MBC"제4공화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영상으로 쓴 치욕의 한국현대사였다.
지난주 SBS-TV 『코리아 게이트』와 MBC-TV 『제4공화국』은 5공 군사정권의 뿌리인 12.12사건을 다루면서 사실전개와 함께 주요장면마다 역사해석을 가미,「춘추필법식」이라는 새로운 드라마 구성법을 시도했다.그 결과 두 드라 마는 방송매체가 해낼수 있는 극적효과를 이번 「12.12」편을 통해 최대화하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반란군측이 5.16때의 3,000여명보다 훨씬 많은 8,000여명의 병력을 서울로 진격시켜 국방의 보루인 국방부,육군본부벙커를 점령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거기에 『나라 지키라고 키워온 군인들이 근무지를 이탈,무단 병력 동원과 상관 총격등 하극상,지휘계통 무시와 허위보고를 자행하면서 권력을 찬탈했다』는 해석이 더해지자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시청자들도 충격을 넘어 경악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노태우 9사단장이 휘하의 29연대 병력을 서울로 부르는장면에서 『코리아 게이트』는 『휴전선을 경비하던 최전방병력을 서울로 진출시킨 이 결단의 대가로 노태우는 훗날 대통령이 됐다』고 해설,이번 노씨 부정축재 사건의 뿌리가 1 2.12사태에있음을 분명히했다.드라마 방송직후 언론사에는 『이는 한국군사에서 가장 치욕스런 사건』이라는 전화가 빗발쳐 시청자들의 분노를대변했다.
아울러 서울을 지키는 수도경비사령부의 헌병대장이 직속상관인 사령관을 체포해 전두환일파에 넘기는 장면은 「하나회」라는 군내사조직이 사회전반에 끼친 엄청난 폐해를 실감케했다.
그러나 두 드라마는 약속이라도 한듯 한명의 스타를 탄생시켰다.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인 장태완소장이 그 주인공.『나 장태완이,이대로 물러설수 없어요.죽더라도 반란군을 막아야 됩니다.』 이영후(『제4공화국』)와 김동현(『코리아 게이트』)이 맡은 장태완장군이 토해내는 사자후는 시청자들에게 참군인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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