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살바토레 페라가모, 코치, 고야드.
글=강승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희귀 명품’의 ‘장바구니 스타일’
고야드의 100만원대 ‘장바구니’는 지난해 3월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월평균 2억원 정도씩 팔리던 것이 올 들어 월매출 4억원에 육박할 만큼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중이다.
원래 프랑스어 발음으론 ‘고야르’인 이 브랜드는 1853년 여행용구 제작 장인인 프랑스인 에도메 고야르가 선보였다. 고향인 프랑스에도 파리 한 곳에 전문점 단 1개, 미국·일본 등 전 세계 5개국에 10개 매장밖에 없을 정도로 소규모 브랜드지만 요즘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다. 팝가수 마돈나,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등이 애용한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직후부터 톱스타들이 주로 들면서 입소문이 번졌다. 생루이백을 구입한 손모(42·여)씨는 “친구들 모임에 이 가방 하나쯤 없으면 안될 정도”라며 “격식 있는 자리엔 좀 그렇지만 편하게 들고 다니기엔 제격”이라고 말했다.
고야드가 불을 지핀 쇼퍼백 스타일은 올 들어 다른 브랜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다양한 가격대의 쇼퍼백이 출시되고 있는 것. 50만원대의 가죽 소재 쇼퍼백을 올 봄·여름 주력 제품으로 내놓은 MCM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이클 미셸스키는 쇼퍼백 스타일 인기에 대해 이런 해석을 내놨다. “쇼핑 때 많은 상품을 편리하게 넣을 수 있도록 크면서도 가볍게 디자인해 ‘쇼퍼백(shopper bag)’이라 부르는 이런 디자인은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한동안 무겁고 디테일이 많은 가죽 빅백이 대세였다면 이번 시즌엔 가볍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과 컬러의 쇼퍼백이 트렌드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쇼퍼백은 기존 백보다 가벼운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거운 토트백에 지친 여성들에게 캐주얼과 정장, 그리고 어느 공간에서도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인기다.”
#백 디자인, 편한 스타일이 대세
쇼퍼백을 직접 고른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를 댔다. 대학원생 이선영(28·여)씨는 “틀이 잡힌 딱딱한 핸드백은 정장 말곤 별로 들 데가 없다. 배낭을 메기엔 그렇고 화려한 핸드백 들기도 뭣한 때는 쇼퍼백이 가장 무난하다”고 했다. 직장인 강윤주(34·여)씨는 “각종 보고서에다 책이나 mp3, 화장품 파우치 등 무엇이든 다 넣어 다닐 수 있고, 또 필요할 땐 그냥 손만 쑥 집어 넣어 꺼낼 수 있어서 정말 편하다”며 자신의 쇼퍼백을 자랑했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명품 매장이나 재래 시장 할 것 없이 다양한 스타일의 쇼퍼백이 등장했다.
프라다
◇촬영협조=강소영(모델·에스팀), 컬쳐앤네이쳐(헤어&메이크업),펜디 by 룩옵틱스(선글라스), 디젤(청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