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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료의현장>2.존스홉킨스 병원 上. 비뇨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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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수술받고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할까,아니면 5년정도 일찍 죽더라도 끝까지 남성다움을 유지해야할까.」 존스홉킨스병원 비뇨기과장 패트릭 월시 교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전립선암에 걸린 50대 남성의 공통적인 고민사항이었다.
전립선암은 미국에서만 매년 12만여명의 환자가 발생해 현재 미국남성 제1위 암이며 우리나라에서도 폐암.대장암과 함께 가장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선진국형 암의 하나다.
3년 또는 5년 생존율을 따지는 다른 암과 달리 10년 생존율이란 용어가 통용될 정도로 암세포증식이 느린 것이 특징으로 60세이상 고령남성에겐 수술없이 참고 지내는 이른바 대기(待機)요법이 권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50대라면 사정이 달라진다.남은 여생동안 언제 암이 악화돼 생명을 위협할 지 모른다.그렇다고 수술받으면 필연적으로따를 요실금(尿失禁)과 발기부전이 걱정된다.
전립선수술의 미켈란젤로로 불리는 월시 교수는 이러한 전립선암환자들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한 장본인으로 전립선암 수술에서 세계최초로 무혈수술과 신경보존기법을 고안해 생명과 남성다움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존스홉킨스병원내에서 개인전용수술실이 부여된 단 2명의 외과의사중 하나인 월시 교수는 전세계 비뇨기과 의사들의 바이블인 캠벨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벨기에 국왕과 한국의 모 그룹회장 등 지금까지 그가 집도한 전립선암 수술은 총 2,000여건에 이르며 이들의 5년 평균생존율도 98%나 돼 완치나 다름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한국에 전립선암이 적은 것은 고유의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며 김치는 훌륭한 전립선암 예방식품의 하나로까지 주목받고있습니다.』 김치와 같은 저지방 고섬유식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좋은 전립선암 예방책이란 것이 월시 교수의 설명이다.
적당한 일광욕도 권장된다.미국 북부지역이 남부지역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은 것은 일조량이 적어 피부에서의 비타민D 합성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정관절제술을 받으면 전립선암이 생긴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속설이라고 밝혔다.암은 아니지만 소변배출이 시원치 않은 등 고령 남성에게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전립선비대증도 그의 관심사중 하나.
전립선비대증은 50세이상 한국남성의 23%가 수술 등 적극적치료가 필요한 중증도이상의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최근 서울대병원의 연구결과가 나와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흔한 질환.
『현재 존스홉킨스는 기존 전립선비대증 수술치료보다 훨씬 간편하고 비용과 입원기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초음파절제술을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이 방법이 한국에도 빠른시일내에 도입될 수 있길 바랍니다.』 수술칼 대신 고에너지 초음파칼을 이용해 비대한 전립선을 잘라내는 초음파절제술이 차세대전립선비대증치료법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게 월시 교수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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