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키즈] 글 읽는 고양이 '노래하는 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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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집 고양이가 주인의 소형 라디오를 삼킨다. 주인은 라디오가 있던 자리에 고양이를 앉혀 놓고 입을 벌리게 해 라디오 대신 사용한다. 고양이의 입에서는 노래와 축구 중계방송이 흘러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는 라디오가 들어 있는 똥을 싼다. 그래서 고양이에게는 '노래하는 똥'이라는 뜻인 '싱잉푸'라는 이름이 붙는다.

'싱잉푸, 치킨집에서 쫓겨나다'는 이렇게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호주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여러 번 뽑힌 작가의 솜씨답다.

'싱잉푸'는 이후 쫓겨나는 운명에 처한다. 쥐를 잘 잡지 못한다고 구박을 받던 터에 주인이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통닭 요리법책을 훔쳐 읽었다는 의심을 샀던 것이다. 싱잉푸가 사라진 뒤 통닭집은 쥐떼의 소굴이 된다. 그러자 헛간에서 숨어지내던 싱잉푸가 돌아와 양치기 개가 양떼를 몰듯 쥐떼를 바다로 몬다.

가장 기발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곳은 주인이 싱잉푸가 숨어 있던 헛간에서 '양치기 개 훈련시키는 법'이라는 책을 발견하는 대목이다. 싱잉푸는 정말 글을 읽을 줄 아는 고양이였을까?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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