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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김의 즐거운 유학생활] 영화 ‘더 그레이트 디베이터스’ 토론·에세이 작성의 교과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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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이 현지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긴 어렵습니다. 발음도 그렇고 표현력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문화적 차이도 크기 때문이지요.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우선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부터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 토론을 하는 겁니다. 토론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의사나 생각을 펼치게 되고 자연스레 표현력을 기를 수 있으니까요. 미국 사회에서는 논쟁적인 자리가 자주 마련되므로 처음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도전해 볼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적응력도 생기고 자신감도 커지니까요.

에세이 작성 훈련도 꾸준히 하는 게 좋습니다. 비판적 사고 능력(Critical Thinking)과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 수 있는 능력(Persuasive argument)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죠.

문장과 단어를 고르고 논리적 인과관계를 따지며 글을 쓰다 보면 저절로 논리력이 생기거든요. 토론과 에세이의 관계는 이렇게 밀접합니다.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요? 그렇다면 맞춤한 영화를 찾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1930년대 한 흑인대학 토론팀의 승리 실화를 그린 영화인 ‘더 그레이트 디베이터스(The Great Debaters)’가 그런 영화입니다. 흑인 스타 덴절 워싱턴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작품인데 미국에서 공부할 때 겪기 쉬운 상황을 탁월하게 묘사하거든요.

미국에서 보통 8, 9학년 때 공부하는 수학과목인 기하학(Geometry)부터 증명 부분을 공부할 때 배우는 삼단 논법(Law of Syllogism), 시와 역사, 간디의 무저항 불복종 운동 등 지적인 요소가 포함된 이 영화는 논리적으로 올바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주인공인 14세 소년 파머 주니어가 적절한 근거와 거부할 수 없는 논리로 토론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까지 합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은 수년 전 미국 스탠퍼드대 축사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Connect the dots.” 사건이나 현상을 점으로 보고, 그 점들을 연결하면 의미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하나의 점 같은 단어나 소재를 골라 그것과 관련된 어휘를 이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단순히 상상의 나래를 펴라는 게 아니라 논리적 사슬을 만들어 가라는 말입니다. 혼자서 해볼 수 있는 좋은 논리학습법이지요.

존 김 세종SAT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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