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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씨 비자금 파문-6공 실세들 5공 신세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연희동 사람들」의 추락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진행되면서「연희동 사람들」로 불리는 5,6공 핵심인물들의 몰락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연희2동 사람들」은 6공출범후 대대적으로 진행된 5공비리수사로 전씨가 백담사로 유배간 것을 비롯,측근과 친.인척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현재 검찰수사 칼날은 노씨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여론도구속수사를 원하고 있다.그런만큼 6공 실세들을 일컫는 「연희1동 사람들」의 피해범위가 클 수밖에 없다.이미 차명계좌를 관리해온 이현우(李賢雨)전경호실장과 이태진(李泰珍. 48)전경호실경리과장은 출국이 금지된 상태에서 수사받고 있어 사법처리가 예상된다. 6공비자금의 조성.관리자로 알려진 이원조(李源祚)전은행감독원장.이용만(李龍萬)전재무장관도 6공 비자금전모를 파악하는 차원으로 수사가 확대되고있어 어차피 조사를 받아야할 운명이다. 이원조씨는 연희동집을 떠나 모처에 잠적하고 있는 중이며 이용만씨는 신병치료차 입원중이다.
월성.울진 원전발주등 국책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전청와대경제수석 김종인(金鍾仁)씨는 2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김씨는 이미 93년 동화은행비자금사건과 관련,거액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6월.집행유예 4년.추징금 2억1 ,000만원형이 확정된 뒤 지난 8월 사면됐다.
노씨의 친.인척들도 언제 비자금 태풍에 휘말릴지 알 수 없는불안한 상태.부인 김옥숙(金玉淑)씨와 동서 금진호(琴震鎬.민자)의원도 비자금관리자라는 등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20만달러 외화밀반출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외동딸 소영(素 英)씨와 민자당 대구수성갑위원장인 장남 재헌(載憲)씨도 마음 편할리 없다.
사실 「연희1동 사람들」의 시련은 문민정부 출범후인 93년초부터 시작됐다.
이들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은 93년4월 노씨의 민정비서관을 지낸 「심복」 김성한(金成翰.53.석유개발공사 감사)씨가 검찰에 전격구속된 일이었다.그는 도로공사허가를 받게해주겠다며 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같은해 5월「6공황태자」박철언(朴哲彦.현 자민련부총재)씨가 슬롯머신사건과 관련,정덕진(鄭德珍)씨로 부터 6억원을 받고 그를 비호한 혐의로 구속됐다. 7월에는 6공때만 14조원이 투입된 군전력증강사업인 「율곡사업」비리와 관련,이종구(李鍾九).이상훈(李相薰)전국방장관,김종휘(金宗輝)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김철우(金鐵宇)전해군참모총장등이 7억5,000만~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 러났다. 안병화(安秉華)전상공장관은 한전사장재임시절의 원전비리와 관련해 대기업회장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됐다.5공사람들은 검찰이 88년12월13일 5공비리특별수사부를 설치,89년1월31일 해체할때까지 약 한달반 동안 수사받은 끝에 전씨의 친.인척과 고위공직자등 47명이 무더기로 구속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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