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惡材 반등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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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세는 살아있다.위험은 기회와 통하는 만큼 저가매수 시점을잡아라.」 지난주 후반 비자금설이 불거져 나왔을 때만 해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던 증시 전문가들이 주가가 20포인트이상 급락한 23일에는 오히려 일관된 목소리로 단기조정후 대세상승을 예언하고 있다.
동서증권 투자분석부 송태승(宋泰昇)부장은 『한마디로 11%대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채권금리를 믿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장외 악재는 일단수면위로 떠오르면 위력이 2~3일정도에 소멸된 것이 과거의 경험이었다는 것.기업 실적호전,금리하락등 기본적인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주가반등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 시기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게 증권가의대체적인 분위기다.LG증권 투자전략팀 김기안(金基安)팀장은 『일단 75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950포인트정도에서 급락세는 진정될 것』이라며 『기관들이 선호하는 우량주들은 하방 경직성을 보이는 가운데 건설.증권등 저가주들이 더 떨어지면서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반투자자들도 투매보다는 관망하는 움직임이 우세하다.대우증권태평로지점 박승균(朴昇均)지점장은 『소액투자자들이 선경그룹 관련주등을 중심으로 무조건 팔자는 분위기지만 거액투자자들은 일단관망하고 있다』고 전하고 『저금리 상황에서 연 말 배당투자등을위한 저가 매수기회라는 설명에 투자자들이 대체로 수긍하고 있어매물공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투자가들도 조심스럽게 매수시점을 가늠하고 있다.23일 1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한국투자신탁 백용즙(白龍楫)부사장은 『회사 차원에서 매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우량주를 사려던 펀드매니저들이 주가 하락에 따라 개별적으로 매 수에 가담한결과』라면서도 『은행등에 잠겨있는 시중 부동자금이 자산주등을 장기 보유하는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파동이 증시에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23일 주가하락으로 날아간 시가총액만도 3조원이 넘어 밝혀진 비자금의 수십배에 달한다』며 『비자금 파동이 기업의 내재가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심리적인 악재인만큼 주가급락이 멈추면 탄력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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