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수학경시·영어토론 대회 어떻게 대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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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학생이라면 적어도 두 가지 대회에 관심을 가져봤을 법하다. 민사고가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와 영어토론대회. 각 대회에서 수상한 뒤 민사고 합격에 성공, 현재 2학년 생활에 여념 없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들어보자.


“중학 수준을 넘어설 필요는 없어”
  2006년 민사고 수학경시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손형민(17)군은 “중학교 전 범위를 철저히 심화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단기간의 준비로 성공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닌데다 올림피아드 등 다른 대회도 함께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평소 심화 문제가 많이 실린 문제집과 함께 AMC(American Mathematics Competition)와 AIME(American Invitational Mathematics Examination) 기출문제 가운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점적으로 골라서 풀었다. “중학교 수준을 넘어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손군의 생각이다. 미 수학경시대회 문제를 본 뒤에는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기출 문제를 풀었다.
  대회 한 달 전부터는 민사고출판사에서 나온 ‘민족사관고 영재수학 S.E.’ 교재로 대회 기출 문제를 공부했다. 대회에 가까워진 시점에서 실전과 유사한 난이도의 문제들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면서 틀렸던 문제, 다시 풀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정리했다. “특히 시험 1·2주 전부터는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손군은 말했다.
  기출 문제를 풀 때는 실제 시험처럼 1회분을 한 자리에 앉아 끝까지 풀었다. 1주일에 2회분 정도를 공부했다.
  손군은 “민사고에 합격하려면 여러 분야를 고루 잘해야 한다”며 “수학경시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꼼꼼한 메모와 자신감이 중요”
  김명기(16)군은 2006년 민사고 영어토론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서 1년간 거주한 김군은 5학년 때 IET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험을 앞둔 당시에는 영어 공부에 소홀해진 상태였다. 중학교 2학년까지 과학고 진학을 준비해 오다 3학년에 올라가며 민사고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다. 대신 시험기간에도 빠짐없이 신문을 읽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시사 상식은 자신있었다. 코리아헤럴드·이코노미스트 등은 소리내 읽으며 발음을 교정했다.
  김군은 “토론대회를 함께 준비하는 친구들과 여러번 연습하며 서로 모니터링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대한 다양한 주제를 놓고 반복해 토론을 펼쳐봤다. 그러면서 톤·억양이 적절한지, 논리적이고 합당한 근거를 대는지 등을 서로 체크해 준다. 김군은 “토론 시 꼼꼼한 메모와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의 주장을 듣는동안 포인트를 짚어 메모하면 이를 바탕으로 설득력있게 반박할 수 있다.
  김군은 내신·각종대회 등으로 짬짬이 시간을 내 대회 준비를 해야했다. 그러나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오로지 토론에 매달렸다. 김군은 “수학처럼 토론 실력도 연습하는 만큼 는다”고 말했다. 토론대회 경험은 면접에서도 도움이 됐다.
  결승전은 방청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져 부담감이 커진다. “현장에 가면 실력이 대단한 아이들이 많아 주눅들기 십상이죠. 하지만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떨지 않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죠.”

어떻게 치르나

영어토론 내달 9일 접수마감, 수학경시 120분간 27문항 풀어

▶ 영어토론대회
  민사고 영어토론대회에 출전한 학생은 4명이 한 팀으로 무작위 구성되며, 각각 찬성과 반대팀으로 나뉘어 자신의 논리를 펼친다. 결승전 한 경기만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금상 1팀(4명), 은상 1팀(4명), 동상 2팀(8명) 이외에 개인적으로 뛰어났던 학생도 개별적으로 시상한다.
  지난 대회 1차 서류 예선 커트라인은 iBT 109점이었다. 본선 디베이트의 주제로는 ‘이라크 파병’과 같은 시사이슈가 제시됐으며 결승전 주제는 ‘친일파의 재산 몰수가 타당한가’였다.
1차 서류 전형 (성적순 96명 선발)
최근 1년간 TEPS(TOP 포함), iBT TOEFL 중 한 종류의 성적표 사본(2007년 7월부터)
접수기간 : 6월 2일(월) ~ 9일(월)
대상 : 국내외 중학교 1~3학년(미국 학제기준 7~9학년)에 재학 중인 자
합격자 발표 : 6월 17일(화) 민사고 홈페이지 
2차 Writing Test (최종 64명 선발)
일시 : 6월 28일(토) 오후 2시(예정)
장소 : 민족사관고등학교
합격자 발표: 7월 8일(화) 민사고 홈페이지 
토론 대회 본선 및 캠프
일시 : 7월 18일(금) ~ 20일(일) (2박3일간)
장소 : 민족사관고등학교
특전 : 토론 대회 본선 및 캠프 참가자 전원 수료증 발급

▶ 수학경시대회
  민사고 수학경시대회는 출제 유형을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KMO 최우수상 수상자가 민사 수학경시에서 4등급이 나오는가 하면 장려상 수상자가 1등급을 받기도 한다.
  120분 동안 27문항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한문제당 평균 4분이 소요된다. 생소한 문제 유형에 당황하지 않고 시간 내 풀 수 있도록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10-가, 나까지는 충분하게 학습이 이뤄져야 하고, 문제를 보고 바로 유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사면체 부피나 높이를 구하는 공식 등 외울 수 있는 공식은 확실히 외워두는 것이 좋다.
일 시 : 6월 15일(일) / 13:30~16:20
장 소 : 서울 명일중학교
출제 형식 : 5지선다형 또는 단답형 (문항수 25문제 내외)
5지 선다형 5점 배점의 문제에서 정답은 5점, 오답은 0점, 무응답은 1점
특전 : 금·은상 수상자 민사고 입학 시 장학급 지급

Tip
손형민군이 참고한 사이트
http://www.artofproblemsolving.
com/Forum
http://www.unl.edu/amc
http://www.kms.or.kr/home/kmo/
김명기군이 참고한 사이트
http://idebate.org/
http://debate.uvm.edu/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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