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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들 정성 모아 북한에 분유 25t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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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뉴욕에 사는 한 한인 어린이가 '북한의 우리 동생들이 배고프지 않게 해달라'며 분유 한 통 값인 4달러를 냈습니다."

25일 대북지원 분유를 싣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금강산으로 향한 박준구(朴準九.57)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장. 朴회장은 북한 유아에게 줄 한국산 분유 2만4000캔(400g들이)을 가득 실은 25t 컨테이너 트럭을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두달간 교민에게서 모은 9만3000달러로 산 분유를 26일 강원도 고성군 인민위원회와 주민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朴회장은 "통일 세대인 북녘 어린이가 굶주려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남북 간 신체 불균형이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회장이 대북지원에 발벗고 나선 것은 미국인 친구의 조언 때문이다. "1999년 초 미국 신문에 난 앙상하게 마른 북한 어린이의 사진을 보며 한 미국인 친구가 '네 동족이 죽어가는데 왜 도울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하더군요. 쇠망치로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97년 민주평통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0년 18만달러를 모금해 중국산 쌀을 북한에 보냈다. 그는 지난해 7월 뉴욕협의회장을 맡은 뒤 대북 지원사업을 더 활발히 벌이고 있다.

"뉴욕 교민들은 지원 물자를 북한 당국이 주민에게 주지 않고 빼돌리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지원 물품을 우리가 주민에게 직접 전달토록 북한 당국이 허용해 걱정을 덜었습니다."

75년 LG그룹 뉴욕지사에서 근무하기 위해 미국에 건너온 그는 의류사업으로 기반을 닦았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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