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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나치즘 근거는 해체철학-佛 철학자 페리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금세기 최대 철학자이자 독일실존주의 대표격인 마틴 하이데거를둘러싼 나치주의 논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87년 칠레의철학자 빅토르 파리아스의 저서 『하이데거와 나치즘』을 기점으로본격화하기 시작한 논쟁은 지금까지 하이데거■ 나치즘참여에 대한찬반여부에 집약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하이데거와 모던주의자들』의 저자이기도 한 프랑스철학자 뤼크 페리는 파리에서 발간되는 시사주간지 『르프앵』에서기고논문을 통해 하이데거의 나치즘에 대한 사상적 근거를 제시해눈길을 끌고 있다.
「어떻게 하이데거가 나치주의자일 수 있었는가」란 제하의 이 논문은 하이데거의 나치즘 신봉의 기원을 그의 해체철학에서 찾고있다.페리에 따르면 하이데거는 인간이성에 대한 맹목적 숭배.과학만능주의.진보사관으로 집약되는 현대사상들을 부정 했으며 이를해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나치즘을 선택했다는 것.
계몽주의 이래 모든 사상은 산업사회의 탄생에 기여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산업사회는 인류와 자연을 파멸로 몰고간다는 것이 하이데거의 기본입장.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미국과 러시아는 무엇인가.뿌리없는 민족들이 벌이는 산업사회의 광기.둘은본질에 있어 같다』(하이데거.형이상학.1937).
결국 하이데거에게 있어 나치즘은 산업사회로의 몰이꾼인 미국과러시아의 손아귀에서 역사를 구원할 수 있는 희망적인 사상이었다고 이 논문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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