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문학·출판, 고유영역 지켜나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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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책의 길, 공존의 길’을 주제로 열린 2008 국제출판협회 서울 총회가 15일 폐막됐다.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뉴 미디어-뉴 플랫폼’ 분과회의에서 출판인들이 토론하고 있다, [제공=대한출판문화협회]

‘출판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출판협회(IPA) 서울총회가 15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60개국 출판인 300여명이 참가해 ‘책의 길, 공존의 길’을 주제로 26개 분과회의에서 출판계의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코엑스에서 열린 폐막식에 앞서 총회 참가자들은 ‘2008 IPA 서울총회 결의문’을 채택하고 출판의 중요성과 저작권 존중을 촉구했다. 결의문에서 이들은 ^각국 정부가 원서 뿐만 아니라 번역도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할 것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 사업활동의 자유를 존중할 것 ^모든 출판 관계자들이 저작권 보호에 동참할 것 ^작가와 출판인이 공존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 ^민간 출판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할 것 등을 각국 정부와 출판계에 촉구했다.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는 폐막식 기조연설에서 “활자를 통한 기록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류 문명의 역사는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문학 출판이 다양한 매체의 도전을 받고 있으나 그 고유한 영역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에도 ‘새로운 길’을 주제로 출판의 미래를 모색하는 8개 분과회의가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옌스 밤멜 IPA 사무국장이 진행한 ‘뉴미디어-뉴플랫폼’ 회의에서는 기술이 출판인들에게 위협인 동시에 기회라는 문제가 논의됐다. 밤멜 사무국장은 “1938년에 열린 IPA총회에서는 매그네틱 테이프의 출편이 출판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 토론했다”며 “출판인들은 뉴 테크놀로지를 공포나 환상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석한 김원용 네이버 디지털 라이브러리 기획팀장은 “출판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도서 정보를 찾기 위해 온라인을 방문한 네티즌들을 구매자로 전환시키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본문 검색 서비스 등이 더욱 충실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백석기)는 “결의문에 번역도서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번역 출판물 비중이 30%나 달하는 한국 출판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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