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CT용 중성자빔 개발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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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뇌종양을 비롯해 장차 다른 암세포까지 단시일내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중성자 포착요법(BNCT)용 중성자 빔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김종경(金宗經)교수는 『미국.일본등 선진국들은 이미 이 장치를 개발해 뇌종양 치료에 상당한 임상효과를 보고있으나 국내는 아직인식부족으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CT 중성자 빔에 의한 뇌종양 치료법이란 붕소화합물을 뇌종양세포에 주입한 뒤 이화합물과 잘 반응하는 열외중성자를 조사(照射)시켜 핵반응을 유도해 암세포만을 파괴하는 요법이다.
붕소화합물은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중성자 흡수단면적이 매우 크고 종양세포에만 집적되는 성질을 이용해 혈관주사 등으로주입한 뒤 중성자 중에서도 4eV~40keV의 에너지를 갖는 열외중성자를 조사한다.
이때 정상세포는 붕소가 없어 중성자가 그대로 통과하고 종양세포에서는 붕소와 중성자가 핵반응을 일으켜 5~9㎛ 정도의 운동거리를 갖는 강한 방사선을 방출해 종양세포를 모두 파괴한다는 것이다. 하루 30분간 조사해 7~10일 정도면 치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방법은 뇌종양세포의 크기가 10㎛ 정도로이 방사선은 다른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아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는 기존의 방사선 치료와는 차원이 다 르다.
BNCT용 중성자빔의 뇌종양에 대한 높은 치료효과 때문에 장차 다른 암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선진국에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이 중성자 빔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양자가속기를 이용하거나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이밖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Cf 252(칼리포르늄)를 이용해 중성자 선원(線源)을 얻을 수도 있다.
연구.의료용 원자로를 이용한 방법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가장 활발히 연구중으로 일본은 의료용 원자로로 열중성자를 추출해 최근 120여명의 뇌종양환자를 치료한 임상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열중성자는 에너지가 1eV 이하로 피부에서 약 10㎝ 정도 깊이에 있는 심부 뇌종양의 경우 치료가 어려운 단점이 있어 이보다 치료효과가 큰 열외중성자의 개발이 초점』이라며 『이중에서도 치료에 가장 적당한 에너지를 갖는 범위의 빔 추출이 기술개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연구.의료용 원자로를 이용하려면 이 에너지를 갖는 중성자 빔의 추출을 위해 원자로를 약간 개조해야 하는 것이최대의 난점이다.
가속기를 이용한 빔 추출은 한국의 경우 장비도입등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Cf 252를 이용한 BNCT용 중성자 빔은 장비가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보여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김 교수는 『개발비와 선원 추출에 필요한 핵연료의 사용에 관한 제도마련및 50㎍에 약 2,000만원되는 Cf252의 확보등 문제점만 해결되면 즉시라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치료방사선과 박찬일(朴贊一)교수는 『BNCT가 기존 치료방사선치료에 비해 성적이 좋다는 임상보고는 아직 없으나 요즘 미국.일본에서 한창 연구진행중인 분야』라며 BNCT는 원자력병원의 중성자 입자가속기 시설 일부만 보완 하면 큰돈 안 들이고 사용가능할 뿐 아니라 한국사정에도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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