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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콜 전 독일 총리 41세 고위관리와 열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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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독일 통일을 이뤄냈던 헬무트 콜(75) 전 총리가 34년 연하의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23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등 독일 언론에 "새로운 인생의 동반자를 얻었다"고 밝혔다. 전 부인 한네로레 여사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년 만이다.

콜 전 총리의 애인은 경제학 박사 출신의 마이케 리히터(41). 정부(경제노동부) 고위 관료로 재직 중이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부인인 도리스 여사와 동갑내기다.

둘은 지난주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콜의 생일축하연에 처음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리히터의 동료들은 그에 대해 "쾌활한 성격이지만 남 앞에 서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재치있는 말솜씨에 두뇌 회전이 빠르다"고 평했다.

둘이 만난 건 콜이 총리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출내기 공무원이었던 리히터가 총리실 경제부에서 근무할 때였다. 리히터는 곧 콜의 연설문을 집필하는 측근으로 발탁됐다. 1998년 콜이 총선에서 패하자 그도 총리실을 떠났다. 이후 야당의 재정전문가, 언론인으로 일하다 최근 다시 관료로 복귀했다.

콜에 대한 그의 충성심은 대단하다. 기민련(CDU).기사련(CSU) 원내대표를 지낸 프리드리히 메르츠 의원의 최측근 보좌관으로 일하던 중 메르츠 의원이 콜을 비난하자 바로 그날로 사직서를 냈을 정도다. 콜이 비자금 스캔들로 곤경에 처하자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리히터는 최근 들어 다시 콜을 가까이서 보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콜의 자서전 집필을 돕기도 했다. 콜의 측근 인사들은 "아내와 사별하고 정치적인 어려움도 겪던 콜이 최근 웃음과 활력을 되찾은 건 새 연인을 얻은 덕분"이라고 했다.

둘은 취미도 비슷하다. 토론을 즐기고 여행을 좋아하며 베르디의 오페라도 자주 보러 간다. 햇볕을 쬐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함께 스리랑카로 여행을 떠났다가 지진해일(쓰나미)을 겪기도 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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