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부시 “딸 결혼식, 토네이도에 날아갈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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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와 신랑 헨리 헤이거가 10일 결혼식 직후 기념 촬영을 했다. [AP=연합뉴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의 결혼식이 전날 인근 지역에 불어 닥친 토네이도(강한 소용돌이 바람) 때문에 엉망이 될 뻔한 것으로 밝혀졌다. AFP 통신은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가 이 같은 뒷얘기를 주변에 털어놓았다고 13일 보도했다.

로라 부시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의원 배우자 모임에 참석해 “실은 제나가 결혼하기 전날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토네이도 얘기를 꺼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가족·친구 등 하객 200여 명이 다른 곳에서 축하연을 벌이는 동안 토네이도가 대통령 별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 내 결혼식 장소를 덮친 것이다. 로라 부시는 “돌아와보니 요리용 오븐이 몽땅 뒤집히고 텐트 가장자리가 찢어져 있었다”며 “그러나 다들 정신없이 애쓴 덕분에 결혼식 당일인 다음 날에는 모든 것이 완벽하고 근사해졌다”고 말했다. 로라 부시는 또 결혼식이 해질 녘에 거행된 사연도 소개했다. 사위인 헨리 헤이거가 제나에게 청혼한 순간이 해 뜰 무렵이었기 때문에 결혼은 달이 뜨는 시각에 맞췄다는 것이다. 그는 “헨리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메인주의 캐딜락산 정상에서 청혼하고 싶어했고, 제나는 불평하면서도 추운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 일출을 봤다”며 “월출 때 결혼식이 이뤄져 더욱 훌륭했다”고 전했다.

제나의 결혼식이 끝난 뒤엔 새벽 3시까지 떠들썩한 댄스파티가 이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로라 부시는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11일 기자들에게 “날씨마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줘 혼인서약이 진행되는 동안 호숫가에 석양이 멋지게 드리워졌다. 결혼식은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제나는 정말 좋은 사람과 결혼했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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