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젓가락질이 영재 두뇌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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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영재로 키우는 법은 뜻밖에 간단합니다. 오감을 길러주면 됩니다.”

가톨릭대 소아청소년과(의정부 성모병원 진료 부원장) 김영훈(사진) 교수의 말이다. 최근 『영재두뇌 만들기』(베가북스)를 펴낸 김 교수는 아이들이 타고난 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 등을 자극해 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오감이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는 시기는 0~3세입니다. 이 시기에 두뇌의 기초체력이 만들어지지요. 그래서 3세 이전에 오감을 적절하게 자극해 줘야 합니다.”

그러자면 사물이나 숫자를 아이에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그림이나 사진, 실제 물건 등을 보여주고 만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영재를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손가락 운동을 꼽았다. 그는 “손가락 운동은 지능 발달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손가락을 빨리 놀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다”며 “블록 쌓기, 종이접기, 크레용 칠하기, 젓가락질, 리듬악기, 찰흙놀이 등을 시켜보라”고 권했다. “뇌에서 손 움직임을 관장하는 부분은 대뇌 겉질의 면적 가운데 30%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손가락 움직임이 뇌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요.”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섯 달 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의 아이보다 그림 조각을 짜 맞추는 능력이 34% 더 향상됐다는 것이다. 손가락 운동은 다른 감각을 키워주는 데도 효과적이란다. 손 동작은 청각·시각·촉각 등의 감각과 연계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또 부모와 같이 하는 씨름·수영·전신 마사지 등 다양한 신체 자극과 신체 놀이를 하면 호기심을 자극해 뇌활동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뇌는 즐겁고 흥미로운 일을 할 때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은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고 집중력도 강화시키죠.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 주세요.”

영재 두뇌를 갖게 하려면 아이에게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갖가지 자극을 주고 그 경험을 반추하는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결론이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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