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포츠 여성폭력 도마위에-심슨사건후 여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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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운동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여성에게 더 폭력적인가」-.
「스포츠의 천국」미국에서는 최근 운동선수와 폭력의 상관관계를둘러싼 입씨름이 한창이다.
슈퍼보울의 인기를 능가한 「희대의 재판쇼」인 OJ심슨사건은 결국 무죄평결로 일단락됐지만 속출하는 운동선수들의 여성폭력행위는 이제야 여론재판을 받기 시작한 셈.
지난달 발생한 사건만 열거해도 어지러울 정도다.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투수는 성폭행혐의로,네브래스카대 러닝백은 애인 구타로,테네시대 와이드리시버는 고교생 추행혐의로,신시내티 벵골스의 라인맨은 임신한 여자친구의 배를 때린 혐의로 입건되 거나 고발당했다. 현역 최고의 흑인쿼터백 워렌 문(미네소타 바이킹스)의 부인 펠리시아는 휴스턴 크로니클지와의 회견에서 『남편이 수시로목을 졸라대는등 그동안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미국의 운동선수(은퇴자포함)가 일반인보다 여성에 더욱 폭력적인지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된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 5월 매사추세츠대가 91~93년사이 10개 대학남학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의 3.3%에 불과한 운동선수들이 폭력사건의 19%를 차지,이같은 심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대해 뉴욕주 버펄로시 듀빌대 돈 세이보 교수는 『남자선수들은 반복되는 훈련,치어리더와의 빈번한 접촉등으로 성폭행등에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대학들은 뒤늦게나마 자신들이 거느린 선수들의 폭력방지에 나서기 시작했다.오클라호마대는 선수들에게 「데이트성폭행」에 대한 과목을 듣도록 지시했으며 코네티컷대 선수들은 전원 「여성심리 워크숍」을 수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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