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 특기교육 지나친 조기교육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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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아교육기관인 유치원뿐 아니라 탁아.보육시설인 놀이방에도 일부지역에서 특기교육붐이 일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단지의 경우 최근 2~3개월 사이에동네놀이방 세곳이 유행처럼 미술이나 영어 특기교육을 추가했다.
이들 특기교육은 미술.영어 전담교사가 1주일에 1~2회 와서 가르치고 학부모들은 2만~3만원의 추가비용을 부 담하는 방식.
처음에는 원하는 아동에게 실시한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아동들이참가해 보통 8만원이던 오전반 보육비가 자연스레 11만~12만원으로 인상됐고 특기교육이 있는 날에 한해 1시 전후에 끝나던오전반 보육시간이 2시 전후로 연장됐다.영어나 미술교육 내용은여느 어린이 영어학원이나 미술학원과 비슷한 기초적 수준.이외에교육용카드교육이나 전문 유아놀이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특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놀이방들은 대부분 민간이 운영하는 곳인데다 교사 3~4인에 보육아동 15~20명 정도로 놀이방치고는 비교적 규모가 큰 곳.직장여성들을 위해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종일반도 운영하고 있지만 오전반의 경 우 전업주부들이 보내는 곳이 많아 사실상 탁아기능보다는 교육기능이 큰 역할을 한다.
학부형들은 추가교육에 비용부담을 느끼면서도 큰 반발은 없는 편.하지만 지나친 조기교육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5세 아들을 놀이방에 보내고 있는 주부 이돈아(李暾雅.28.서울동작구사당동)씨는 『마침 집에서 미술교육을 시키 려던 참이라반갑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너무 일찍부터 주입식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한편 보건복지부 아동복지과보육담당자는 『보육시설은 단순한 탁아뿐 아니라 교육기능을 하도록 규정돼 있고 한달 탁아비가 3세 이상,종일반을 기준으로 16만8천원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전제하고 『민간보육시설의 경우 정부보조를 일절 받지 못할 뿐 아니라 구청 가정복지과직원 1인당 평균 3백여개의 놀이방을 담당하고 있는 형편이라 교육내용이나 추가비용 부담을 달리 지도.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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