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독자대상 가로쓰기.세로쓰기 비교 실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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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글날을 기해 전면 가로쓰기를 시작하는 중앙일보는 9월29일부터 10월5일까지 7일간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읽는 시간과 이해도를 비교하는 실험조사를 했다.조사결과 가로쓰기가 읽기에 훨씬 편하고 이해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5 0대이후 장년층이 세로쓰기를 편리하게 느낀다는 생각도 잘못된 고정관념임이증명되었다.
[편집자주] 가로쓰기의 구체적인 성과를 살펴보면 정치면 기사의 경우 3분동안 평균 1천5백27자를 읽어냈으나,세로쓰기일 때는 평균 1천4백7자를 읽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로쓰기일 때 1백20자를 더 읽어낸 것으로 8.5%의가독률을 더 높인 것이다.경제면 기사도 가로쓰기일 때는 평균 1천5백55자를 읽어 세로쓰기일 때의 평균 1천3백86자보다 1백69자가 더 읽혔다.이 역시 가독률 12.1 %를 높인 것이다.문화.스포츠면 기사 또한 가로쓰기일 때는 평균 1천7백9자,세로쓰기일 때는 평균 1천5백70자로 측정돼 1백39자가 더 읽혔음이 드러난다.마찬가지로 8.9% 가독률이 증가했다.가로쓰기가 신문을 더 빨리 읽을 수 있 도록 하는 중요한 체제변화임을 알 수 있다.일부에서는 「전면 가로쓰기」를 단행할 때 인구적인 사회분포에 따라 독자의 반응이 상반될 것이라는 의견이있다.해방둥이 이후 세대야 가로쓰기에 익숙해 있을지 모르나,50대이후의 장년층은 아무 래도 전통적인 세로쓰기가 편할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그러나 이는 신문만드는 사람들의 편견일 수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50대이후 장년층은 가로쓰기일 때 정치.사회면만은 읽는 속도가 1천1백9자에서 9백31자로 떨어지는 것으로 측정됐다.
〈표1 참조〉 그러나 이들 장년층도 경제면,문화.스포츠면 기사는 가로쓰기일때 훨씬 더 많은 글자를 읽어내 정치.사회면 기사의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이는 「장년층에게는 세로쓰기 신문체제가 훨씬 더 편리하다」는 고정관념을 깨 는 수치다.
더욱이 10대에서 40대까지의 연령층에게는 전부문의 기사가 가로쓰기일 때 훨씬 많은 글자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입증돼 「전면 가로쓰기」가 대세인 상황을 알려준다.「전면 가로쓰기」는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량을 제공하기 위해 신문사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할 최상의 서비스중 하나인 셈이다.
흥미있는 것은 경제면기사의 경우 특히 가로쓰기일 때 월등히 가독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전연령층의 평균 가독률이 12.1%증가했다(3분간 세로쓰기일 때 1천3백86자에서 가로쓰기일 때1천5백55자로 증가).50세이상 장년층의 변 신은 눈이 부실정도다. 3분간 읽어낸 글자수가 세로쓰기일 때는 6백79자에 불과했으나 가로쓰기로 체제가 바뀌면서 1천3백32자로 증가해 무려 6백53자를 더 읽어냈다.거의 두배나 더 읽어냄으로써 96.2%라는 경이적인 가독률 증가 를 기록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용어와 숫자가 많은 경제면 기사를 세로쓰기체제에서읽어낼 때 그만큼 불편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의 일련의 실험과정을 거치는 동안 실험대상자들은 가로쓰기일 때 훨씬 더 많은 글자를 읽어냄으로써 가로쓰기체제가 신문읽기에 더 편리함을 실증적으로 체험한 듯 보인다.읽기 테스트가 끝난 후 전체적인 평가를 할 때 대상자의 85.8 %가 「가로쓰기가 읽기에 더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표2 참조〉 이는 실제체험을 거쳐 나온 결론이므로 막연히 가로쓰기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관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실험후에도 「세로쓰기가 더 편하다」는 답변은 14.4% 뿐이다.「전면 가로쓰기」가 본격화되면 처음에 낯설음을 느꼈던 일부 독자들도 점차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신문의 가로쓰기는 비단 가독률에 있어서만 우수한 것이 아니다.실험대상자의 77.5%가 「내용이해측면에 있어서도 가로쓰기가더 편리하다」고 응답했다.
〈표3 참조〉 「세로쓰기가 내용이해에 더 편하다」는 대상자는24.5%로 상대적으로 소수다.가로쓰기는 「읽기측면은 물론 내용이해 측면에서도 훨씬 독자들에게 편리함」이 실험적으로 검증되었다. 신문 가로쓰기의 또 다른 의의는 한글문화의 정착에서도찾을 수 있다.대상자의 77.6%가 「신문의 전면 가로쓰기는 한글문화의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픽 참조〉 여기에 중앙일보의 10월9일 한글날을 기한 전면 가로쓰기 단행의 뜻깊은 의미가 있다.
▶조사방법:실험조사(Experimental Test)기법 활용.10대.20대.30대.40대에서 각 10명씩,50대 이상에서 13명 등 총 53명을 표집한 후 연령별로 5개집단으로 분류.5개집단을 5개의 실험실에 별도 배치후 준비한 샘플기사를 제공하고 3분동안 「읽는 시간」과 「이해도」를 측정하는 방법을3일간 세차례 반복실시후 평균을 냄.
*실험조사란? 여러 집단을 동일한 장소,동일한 조건으로 통제한 후 측정하고자 하는 변수만 조사하는 것.
▶조사실시:여론조사팀 ▶조사기간:9월29일~10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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