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돌입한 WTO 통신시장개방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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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무역기구(WTO)의 통신시장개방 협상이 6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년 4월말까지 마무리하기로 돼 있는 이번 협상을 둘러싸고 각국은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관심은 역시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있는 미국의 태도다.지난 7월말 자체 개방안을 WTO에 제출한 미국은 앞으로 각국에 대해강도높은 개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일본등 선진국에 대해선 통신업체에 대한 외국자본출자규제를 완전 철폐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상호주의원칙에 따라 미국시장 참여를 제한하겠다고 으름장을놓고 있다.또 개도국에 대해선 규제완화를 통해 외국자본출자 상한선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밖에도 개도국에 대해▲통신회선의 개방▲통신사업 인허가규정의 투명성 확보▲경쟁정책의 확립▲규제당국과 통신업체의 명확한 분리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시장개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전화등 기본 통신서비스및 통신시설의 완전개방을 골자로 하는 개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자크 상테르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 막된 국제통신포럼 연설에서 『EU의 통신시장 개방안은 매우 야심적인 것』이라며 『WTO 통신협상이 조속히 타결되는 것은 모두에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고위급회담에 정보통신부 정보통신협력국 이종순(李宗淳)국장을 파견한 한국은 오는 11월 시장개방안을 제출할 계획인데 현재 한국의 통신시장 개방 수준이 낮아 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을겪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우루과이라운드(UR) 최종합의에서빠졌던 통신시장 개방문제는 추가 협상을 통해 96년 4월말까지타결하기로 미루어졌던 사안이다.지금까지 자체 개방안을 제출한 나라는 미국.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멕시코 .홍콩.슬로바키아 등 8개국이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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