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前총리 거액 경제訟事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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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달 부산대「아파트공사중지訴」를 맡아 승소한 이회창(李會昌)前총리가 이번에는 매일유업이 농수산물유통공사를 상대로 벌이는경기도 평택목장 소유권분쟁의 해결사로 나섰다.
매일유업과 농수산물유통공사간의 분쟁은 1심에서는 매일유업이,2심에서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각각 이겨 이번에 대법원에서 3라운드째 법정공방을 벌이는 건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1심에서 이긴 소송이 지난 7월말 서울고법에서 패소하자 최근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거물급 李전총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1심.2심을 맡아온 임동진(林東鎭)변호사를 한팀으로 묶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 다.
이에 맞서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변호를 맡긴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李씨의 상고이유서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반론을 제기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조만간 대법원에 제출키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소송이 걸려 있는 평택목장은 경부고속도로 오산톨게이트를나가 송탄쪽 국도로 10분 정도 더 가면 오른쪽 길 옆에 있는데 수도권지역의 몇 안되는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고 있다.
51만평 규모의 이 목장은 장부가 72억원,공시지가로는 3백2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시세로는 평당 40만~50만원씩 2천억원을 훨씬 넘는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평택목장은 원래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신인 농어촌개발공사가 뉴질랜드의 낙농자금을 지원받아 지난 68년 자회사인 한국낙농가공과 공동으로 설립한 시범목장이었다.
그러다가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71년 매일유업을 참여시켰는데 합작 당시 정부와 매일유업 김복용(金福鏞)회장이 자본금3억원을 50대 50으로 출자하면서 뉴질랜드와의 협정이 만료되는 73년에 공사측이 목장을 되돌려받기로 합의했 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정부가 세계은행(IBRD)으로부터 낙농차관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차관을 실제 사용하는 매일유업의 담보제공을 요구하는 세은(世銀)측 주장에 맞추기 위해 명의를 매일유업으로 단일화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다툼이 생겨났는데 공사측은 『세계은행 차관상환이끝나는 2000년9월까지만 한시적으로 명의를 빌려준데 불과하다』며 93년 명의이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고,매일유업은 『金회장 개인의 약속일 뿐 회사가 지킬 의 무사항은 아니다』면서 소유권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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