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새전기 "브론티 가족사"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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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9세기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티의 가족사는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다.수많은 전기가 출간됐지만 저마다 해석이 다를 만큼 가족사가 기이하고 복잡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브론티 일가는 많은 전기작가들이 한번쯤도전해 보고 싶은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색다른 시각으로 인물들을 해석한 1천3쪽 분량의방대한 전기 『브론티 일가』(원제:The Bronts)가 새로출간돼 관심을 끈다.
저자 줄리엣 바커 여사가 11년에 걸쳐 집필한 이 전기는 출간되지 않았던 브론티 형제의 편지.시,그리고 불어로 쓴 에세이를 찾아내 새로운 사실을 제공하고 있다.
또 브론티 일가의 일대기를 이해하는데 가장 핵심적 인물인 아버지 패트릭 브론티의 성향에 대해 기존의 전기와 전혀 색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어머니가 일찍 사망하고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브론티 형제는 자신들의 독립적인 세계를 가꾸며 현실과 유리된 채 살았다.
저자는 이들이 『환상의 세계와 현실을 구별하지 않고 독립된 행성과 같은 환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살았다』고 적고있다. 여기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바로 아버지 패트릭이다.
패트릭은 지금까지 나온 전기에서 「이기적이고 권위적이며 거칠고 폭력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그러나 바커 여사는 패트릭을 「민감하고 동정심이 많았던 인물」로 그리면서 그의 행동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자식들의 문학적 천재성과 개인적 삶의 불행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던 패트릭의 성향을 재해석하는 것은 브론티 형제의 일대기를재해석하는 출발점이다.
바커 여사의 책은 패트릭과 브론티 형제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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