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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美사과 받아낸 오타 오키나와 知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 오키나와(沖繩)미군병사들이 저지른 국교여학생 성폭행사건으로 오키나와縣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일본 서남쪽의 외딴섬 오키나와는 역사적으로 일본-미국-일본의 지배를 번갈아 받아오면서 두 나라에 대해 진작부터 강한 피해의식 을 품어 왔던 지역.최근에는 주둔미군의 잦은 포격훈련이나 비행기 소음.범죄 등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오타 마사히데(大田昌秀.70)오키나와縣지사는 지난달 28일 縣의회에서『미군용지로 사용해 온 땅의 강제사용 경신(更新)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언,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지사가 토지사용경신에 협조.서명하지 않을 경우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가 직접 나서야 할 판이다.
오타 지사는 폭행사건 발생후 수도 도쿄(東京)를 드나들면서 중앙정부에 항의하고 주일 美대사.미군사령관의 사죄를 받아 내는등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해왔다.그러나 쟁점이 된 주둔군 지위협정 개정에 정부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끝내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오키나와가 미군기지를 제공한 덕분에 일본 전체의 안보가 유지되고 있다면 당연히 이곳 주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키나와 태생인 오타 지사는 오키나와 사범학교.와세다大.美시러큐스大를 거친 사회학 교수(류큐大)출신으로 5년전 지사에 당선됐다.사범학교 재학시절 일본군에 소속돼 2차대전 말기의 가장격렬했던 전투중 하나였던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한 쓰라린 경험을갖고 있다.
『추한 일본인』『오키나와의 민중의식』등 오키나와 주민과 2차대전 상황에 관한 저서를 다수 집필한 것도 그 자신의 경험이 뒷받침됐다.
[東京=盧在賢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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