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고난 세계 증시, 슬슬 화색 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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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자 시장에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비관론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관론이 소수 의견이 됐다. 더욱이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진단하며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도 “신용위기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세계 주요 증시의 지수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2000선 넘보는 코스피지수=연초 1500선을 지키기도 힘겨울 것으로 예상됐던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1900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전날 미국 증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6일 코스피지수는 0.58% 상승으로 마감했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올랐다. 증권사는 하향 조정했던 지수 목표치를 잇따라 올리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6일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2280포인트로 제시했다.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기업 이익 전망치와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 경제가 그리 나쁘지 않은 것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의 1분기 경제(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일자리도 당초 7만~8만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봤으나 2만 명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은 미국 경기 호조에 따라 단기 목표치를 종전 1890선에서 1950선으로 끌어올렸다.

◇반등 성공한 상하이지수=장중 한때 3000선이 무너졌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일 3733.5로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비유통주 물량을 규제하고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등 증시 부양책을 본격화하면서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연초 주가가 곤두박질한 게 오히려 약이 됐다. 지난해 주가 급등으로 거품 붕괴 우려가 팽배하던 차에 주가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이달 안에 상하이종합지수가 41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전환했고 가격 부담이 줄었다”며 “지금 중국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신증권은 올림픽 특수가 하반기 중국 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침 없는 브라질지수=최근 브라질 증시는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가 달궈놓은 열기로 한창 뜨겁다. S&P는 지난달 30일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날 보베스파 지수는 2002년 10월 이래 가장 큰 폭(6.33%)으로 뛰어올랐다. 5일에도 보베스파 지수는 7만 선을 돌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브라질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앞으로도 증가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한 덕분이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올해 보베스파 지수 전망치를 종전 6만7000포인트에서 7만4000포인트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 브라질 시장의 활황은 연초 미국 신용위기 때문에 주춤했던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아직도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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