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잡힌 뒤 주말을 거치면서 급부상한 ‘콤비’는 홍준표-임태희 의원 조(組)다. 이번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홍 의원과 3선이 된 임 의원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로 손잡을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집중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는 러닝메이트제다. 그간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는 역시 4선이 된 정의화(부산 중동) 의원이 홍 의원과 경쟁해 왔다. 여기에 임 의원도 타천으로 후보에 거론되면서 ‘3파전’ 양상을 보여 왔다. 선수(選數)에서 밀리는 임 의원이 원내대표감으로까지 꼽힌 데는 “이 대통령의 후보·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임 의원이 원내 사령탑이 돼야 당·청 간 소통이 편하다”는 논리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막상 선거일이 공개되자 당은 물론 청와대에서도 “집권 후 첫 당직 선거에서 잡음이 나오면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권자(18대 총선 당선인 153명)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홍-임 라인’이 출마하면 지지하겠다”고 말하는 이가 늘고 있다. 홍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 임 의원은 성남 분당을이 지역구다. 두 의원 사이의 기류도 나쁘지 않다. 홍 의원 측은 4일 “임 의원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도 이날 “홍(준표) 선배와 대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임 의원은 (홍 의원의) 정책위의장 직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우선 임 의원이 홍 의원의 제안을 정말 수용할지가 아직은 미지수다. 또 그가 수용한다 해도 수도권 의원들로만 구성된 이들 조에 맞서 영남권이 단결할 가능성이 있다. 부산 출신의 정 의원은 현재 다른 영남 출신 의원·당선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홍 의원과 임 의원 모두 ‘친이명박계’라는 점도 막판 고려사항이다. ‘친박근혜계’가 다른 후보를 내세울 경우라면 표대결이 불가피하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