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기업체 간부 3명 전문대 진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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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SL일렉트로닉스의 최대식.이환용.박준언씨(왼쪽부터).[영진전문대 제공]

4년제 대학을 졸업한 40세 전후의 직장 동료 세 명이 전문대에서 함께 공부해 화제다.

㈜HSL일렉트로닉스(대구 북구 노원동)의 개발팀 이환용(40) 부장, 초기관리팀 박준언(41) 차장, 생산팀 최대식(39) 차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영진전문대 인터넷전자정보계열(야간)에 진학해 지난달부터 강의를 듣고 있다. 이 회사는 SL(옛 삼립산업)과 세계적 자동차전자부품 업체인 독일 헬라(Hella)가 합작해 2000년 설립한 자동차용 전자부품 생산업체다.

박씨와 최씨는 경북대에서 화학과 공업화학을 전공했다. 이씨는 부산대 기계과 출신이다.

주경야독은 최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 자동차 라이트 빔 조정장치 생산팀을 맡았지만 자신의 전공과 달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최씨는 "전기 분야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후배에게서 배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단기간에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전문대에 진학하기로 마음 먹었다.

주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뒤늦게 무슨 공부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러나 공장장의 격려로 산업체 위탁교육생으로 원서를 냈고 모두 합격했다. 늦깎이 공부가 쉽지만은 않다. 업무 때문에 수업을 거르는 날이 많고 동기생에 비해 이해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럴수록 이를 악물고 공부한다"고 말한다. 김시헌(59) 지도 교수는 "중간고사 성적이 좋아 모두 장학금을 받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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