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사람](102) 서울 마포갑 한나라당 신영섭 후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마포갑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신영섭(49) 후보는 경제전문기자 출신이다. 지난 1월까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으로 있었던 그는 “‘경제기자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5년간 경제 전문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언론계에 발을 들여 놓기 전엔 대학에서 한국경제론 등을 가르쳤죠. 경제연구소에도 있었기 때문에, 누구 못지 않게 우리 경제의 흐름을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그동안엔 주로 경제 위기 등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 왔는데, 이제 의정 현장에서 경제 정책의 생산에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신 후보는 지금의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경제의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의 법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적으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 수요가 생겨 나도록 투자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 정책이 일관성이 없으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 문제의 해법도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성장의 축, 성장의 동력이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맨날 말로만 하면 뭐합니까? 기업들이 투자를 안하는데요.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입니다. 인건비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은 마당에,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정책의 일관성이라도 있어야죠.”

신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 논설위원으로 있던 지난해 12월 그는 ‘멍청아, 경제부터 챙겨’란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은 지난 92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아버지’ 조지 부시를 향해 던진 말 “It’s the economy, stupid.”에서 따왔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코드 정치’등으로 논란을 벌일 게 아니라 경제부터 챙기라고 충고했다.

“노 정부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개혁, 검찰 중립 등 잘하는 일도 있지만, 철학이 빈곤하고 준비가 부족한 탓인지 연이은 정책 혼선에, 경제는 파탄 지경입니다. 국정 혼란이 야기된 데는 이 정부의 인기영합주의도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수도권에선 최고 수준인 12대 1의 경쟁을 뚫었다. 본선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과 당 대표를 지낸 김중권 고문이, 열린우리당에선 이곳 마포갑에서 5선을 한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노웅래 당 부대변인이 등원을 벼르고 있다. 신 후보는 “김 후보는 거물 정치인에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몰이를 할 수 있고, 일찍 선거운동을 시작한 노 후보에겐 부친의 막강한 정치적 기반이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터진 ‘탄핵 정국’도 그로서는 큰 부담이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전문성·도덕성·참신성 등을 꼽았다. “젊어서 유신 반대 등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사회에 나온 뒤로는 봉급생활자로서 성실하게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만큼 한시적으로 3선 이상 국회의원의 출마를 제한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원은 한 정당의 당원이기 전에 독립적인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자로서 당론보다 국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구인 마포갑의 주요 현안으로는 주거·교육 환경 개선, 영세민 생계 지원 등을 지목했다. 서울시의 뉴타운 지정에 대해서는 총론상 강북 재개발은 옳지만 세부적으로는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경제 원리를 활성화해 국정운영 시스템을 고치고, 경제 살리기에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경제 전문가로서 세계화 시대 한국 경제의 진로를 제시하고 큰 그림도 그려 보이고 싶구요. 어려운 경제를 살려 내라는 추상같은 국민 명령을 받들어 경제를 다시 일으키겠습니다. 한국 정치의 새 하늘, 새 땅을 여는 데 힘쓰겠습니다.”

김미정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