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사태 또다른 걸림돌 "합동군" 공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협상에 의한 해결로 가닥을 잡아가던 보스니아 사태가 최근 세르비아系에 대한 보스니아.크로아티아 합동군의 대대적인 공세로 또한번 고비를 맞고 있다.
18일 유엔 안보리의 비난 성명 직후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系에 대한 공격중단을 발표했지만 크로아티아군이 보스니아와의 국경인 사나江을 넘어 세르비아系 지역으로 진격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등 전선의 상황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 다.
보스니아.크로아티아 합동군이 계속해서 세르비아系를 밀어붙여 세르비아系 최대의 도시인 바냐 루카로 진격할 경우 지난 8일 제네바에서 합의한 평화해결 원칙은 막판 끝내기에서 다시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보스니아정부군과 크로아티아系는 크로아티아군과 합세해 8일째 계속 보스니아 서부지역을 공격,보스니아 영토의 12%에 달하는6천2백평방㎞를 점령함으로써 전체 영토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합동군측이 여기서 더 욕심을 내 세르비아系가 점령하고 있는바냐 루카를 포함한 나머지 서부지역을 노린다면 양상은 달라지게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한 반발로 보스니아사태 해결의 한쪽 열쇠를 쥐고 있는세르비아가 수세에 몰린 보스니아 세르비아系 지원에 나설 경우 사태는 다시 걷잡을 수 없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무하메드 사치르베이 보스니아 외무장관은 『바냐 루카로의 진격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엔이 합동군측이 공세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합동군측이 바냐 루카를 포함한 서부 보스니아 전체를 차지할 경우 평화협상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41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보스니아사태 해결은 막바지 국면에서국제사회가 어떻게 보스니아.크로아티아 합동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저지시키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韓敬煥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