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이렇지요] 인터넷 건강정보 玉石 가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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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건강과 관련한 궁금증이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많은 분들이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정보의 바다답게 인터넷엔 숱하게 많은 건강 관련 정보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검색엔진 네이버의 경우 '관절염'이라고 치면 5만4000여개나 되는 웹문서가 뜹니다. 엄청난 양이지요. 그렇다면 이들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상당수가 잘못된 정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최근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서영일 교수팀이 국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60명을 대상으로 국내 4대 검색 엔진(야후.다음.엠파스.네이버)에 수록된 관절염 관련 웹사이트 138개를 분석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62개(44.9%)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치료제를 판매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의료정보 제공자나 근거 문헌의 명시, 광고 여부 표기 등의 사항은 대부분 지켜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관절염 환자의 145명(58%)이 인터넷에 수록된 관절염 정보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23명(39%)의 전문의들은 환자가 인터넷 정보를 과신한 나머지 병원 치료를 불신해 치료에 애로가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비단 관절염 뿐일까요. 대부분의 질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터넷은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옥석을 걸러주는 검증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의학정보의 왜곡은 대부분 상업적 목적에서 비롯됩니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용구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인터넷에서 과대포장되는 것이지요. 이를 막기 위해선 대한의사협회 등 권위있는 기관의 인증 등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현행 의료법도 손질이 있어야겠습니다.

아울러 소비자는 잘못된 광고로 피해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 청구.형사 고발 등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나서야할 것입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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